한밤중 폭발사고여서 인명피해가 없었던 것은 다행이나 천지를 진동하는 굉음에 인근 주민들은 비행기가 추락한 게 아닌가 하고 한동안 놀란 가슴을 쓰러내려야 했다. 평소 유치원과 초등학생들의 현장학습장으로 자리잡을만큼 제주시가 자랑하는 하수처리장이여서 폭발사고가 발생하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견학하는 낮 시간에 폭발사고가 일어났더라면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사고였다. 최악의 상황을 피해갈 수 있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엄청난 화(禍)를 부를 뻔한 사고였다.
결국 이곳 역시 안전지대가 아니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엄연히 메탄도 가스 성분인만큼 폭발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다. 물론 제주시는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실시된 시설물 진단에서 소화조 가스저장 및 가온설비에 특이사항이 없었다고 하나, 결과적으로 폭발사고가 발생해 안전관리에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폭발사고의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여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안전관리에 허점이 있었던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노후시설이든, 외부 화기 접촉 등에 의한 폭발이든 모두 시설 관리가 철저히 이뤄지지 않은 결과인 것이다.
제주시와 경찰 및 소방당국은 반드시 폭발사고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을 따지지 않고서는 유사한 사고를 근절할 수가 없다.
폭발사고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노후시설 등에 의한 자연 폭발과 함께 외부 화기 접촉에 의한 폭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또한 용량 이상의 메탄가스가 탱크에 차 폭발한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기도 하다.
어떻든 이른 시일내 폭발사고 원인을 밝혀내야 한다. 자칫 원인 미상 사고로 잠복해버릴 경우 또다시 메탄가스탱크가 폭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더군다나 지자체가 직접 관리하는 하수처리장 폭발사고라는 점에서 제주시의 책임은 더 무겁다. 책임의 소재를 분명히 하는 것도 유사한 사고의 방지를 위해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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