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자본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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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얼마 전에 제주도에 산업연수생으로 체류하고 있는 부탄(Bhutan) 친구들을 만나서 그들에게 ‘성공적인 삶의 요소’라는 주제로 특강을 할 기회가 있었다. 부탄은 히말라야산맥 동부에 위치해 있는 국가로서 면적은 남한의 절반 정도이고 인구는 200만명이며 1인당 국민소득은 238달러로 아주 가난한 불교국가이다.

그들은 제주도에서 미용, 기념품 제작, 제과 및 제빵과 관련된 기술을 배우고 있었는데 부탄으로 돌아가서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하고 있었다. 낙후된 기술을 가지고 있는 부탄의 입장에서는 그들이 한국의 좋은 기술을 배워 와서 부탄의 산업발전과 고용창출에 기여해 주기를 바라고 있고 우리는 그들에게 기술을 전수해 줄 뿐만 아니라 ‘코리아’와 ‘제주’라는 이미지를 수출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사명감(Mission)을 가져라, 미래에 대한 비전(Vision)을 가져라, 자기 일에 대한 열정(Passion)을 가져 인생의 MVP가 돼라”고 그들을 격려하면서 우리나라가 경제발전 과정에서 사람 즉, 인적자본이 큰 역할을 하였듯이 그들이 부탄으로 돌아가서 부탄의 산업 발전에 많은 역할을 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가져보았다.

우리나라는 이미 산업시대를 거쳐 지식기반시대에 진입하였고 부탄은 이제 막 산업시대에 진입하고 있어 동시대에 존재하는 두 국가가 경제적으로는 다른 시대에서 발전과정을 경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발전 과정에서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은 동일하다.

다만 산업시대에는 미숙련노동자도 생산요소로서 가치가 있었다면 지식이 중요한 지식기반시대에는 지식 창출의 주체가 되는 사람 즉, 숙련노동자 또는 효율적인 노동자가 중요하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전통적인 생산요소 중 노동과 자본은 한계생산물체감의 법칙으로 인해 투입요소가 증가할수록 생산량의 가속도는 떨어지지만 지식이라는 투입요소는 생산량의 증가속도가 변하지 않거나 심지어는 증가속도가 상승하기도 한다.

또한 ‘지식은 나눌수록 커진다’라는 말이 있듯이 지식이 전파되면 사회 전체가 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되므로 지식은 외부경제가 존재하는 생산요소라고 할 수 있다. 성장회계(growth accounting)를 이용하면 노동, 자본, 기술 등 경제성장의 요인들 중 지식의 구체적인 형태인 기술진보가 경제성장에 기여한 비중을 계산할 수 있는데 선진국들은 이 비중이 40%에서 65% 수준에 있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18%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우리와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39%), 중국(38%), 홍콩(32%), 대만(23%)보다 낮은 수준이며 심지어 태국(24%)보다도 낮은 수준인데 이를 통해 볼 때 향후 기술인력이 창출해내는 기술진보의 정도가 한국경제의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과학기술 분야의 고용불안과 이공계 대학 및 대학원 기피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기술혁신을 주도해 나갈 인적자본의 축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고하신 S그룹의 L회장이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일본으로부터 반도체 기술을 배워 오는 기술자들을 혹시 발생할지도 모를 불의의 사태에 대비하여 한 비행기에 동승시키지 않고 한 명씩 다른 비행기로 귀국시켰다는 일화는 기술과 인적자본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우리 사회 풍조에 큰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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