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9시를 기해 제주 산간지역에 내려졌던 대설주의보가 대설경보로 대치된 가운데 산간을 중심으로 모두 30~50㎝의 눈이 내려 갑작스런 폭설에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제주지방은 이날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중산간 지역에 폭설이 내렸으며, 폭설과 함께 찬바람이 강하게 불어 실제 체감기온은 영하를 밑돌았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제주시 3.3도, 서귀포 2.5도, 성산 0.6도, 고산 4.5도를 기록했으며, 성판악은 영하 3도를 나타냈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실제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져 서귀포를 제외하고 제주시 영하 0.6도, 성산 영하 2.9도, 고산 영하 1.9도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한라산 성판악은 35㎝, 진달래밭은 32㎝의 적설량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제주시와 대조적으로 서귀포시는 비교적 따뜻한 날씨를 보였는데, 이는 제주시와 고산 지역이 북서풍을 직접 받는 것과 달리 서귀포지역은 한라산이 북서풍을 막아주는 바람막이 역할을 해 비교적 날씨가 포근하다고 제주지방기상청은 설명했다.
밤사이 내린 눈이 얼어붙으면서 한라산 횡단도로인 1100도로는 모든 차량의 운행이 통제됐고 남조로의 전 구간과 비자림로, 제1산록도로 구간은 월동장구를 착용한 차량만 운행이 허용되고 있다.
또 5.16도로는 월동장구를 착용한 대형 차량만 운행되고 소형차량은 운행이 통제됐다.
이날 내린 눈으로 주요도로가 결빙되면서 출.퇴근길 직장인을 비롯해 도민과 관광객이 이동에 불편을 겪었고, 도내 상당수 골프장로 이날 하루 폭설로 인해 문을 닫았다.
또 한라산국립공원사무소는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대설경보가 발령됨에 따라 한라산 입산을 전면 통제했다.
해상의 기상도 악화돼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됐으며 2~4m의 높은 물결이 일면서 제주-추자-목포를 운항하는 핑크돌핀호, 제주-추자-완도를 운행하는 한일카페리3호 등 소형 여객선과 모슬포에서 가파도와 마라도를 잇는 삼영호, 모슬포1호 등 도항선 운항이 전면 통제됐다.
제주기상청은 “20일까지 산간지역을 중심으로 강풍을 동반한 많은 눈이 내리겠다”며 “해안지방에도 일부 눈이 쌓일 것으로 예상돼 건강관리와 수도관 동파 등 시설물 관리, 농작물 관리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봉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