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경.반금련과 변강쇠.옹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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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명나라 때 섹스소설 ‘금병매(金甁梅)’의 여주인공 반금련(潘金蓮)은 요부 중의 요부로 전해지는 인물이다.

자신의 색욕을 채우고자 남편인 무대(武大)를 살해하고 돈 많은 서문경(西門慶)의 다섯 째 첩으로 들어가, 갖은 음욕을 만끽한다.

서문경도 식욕.색욕.권욕.명예욕을 충족시키는 데 수단을 가리지 않고 법과 도덕을 유린하며 욕심을 충족시킨다.

그러나 서문경은 반금련이 먹인 강력한 음약 때문에 죽고 반금련도 그녀가 죽인 남편의 동생 무공에 의해 참살 당한다.

이 ‘금병매’는 그 외설스러움으로 인해 근대에 이르기까지 금서가 돼 왔다.

▲이 책이 1980년대에 이르러 공산당 정권에 의해 달리 평가된다.
요부 반금련은 고루한 전통에 얽매이기를 거부한 선각자요, 봉건주의 가치관에 정면으로 도전, 여성 해방을 부르짖은 혁명가로 부각시킨 것이다.
중국공산당 정권 창립 후 마오쩌둥에 의해 여성들은 셔츠 윗단추 하나 풀고 다녀도 외설로 지탄을 받았는데, 이제 반금련이 여성 해방의 선구자로 각광을 받게 되면서 놀라운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현재에 이르러 중국에서 가사와 육아의 일이 남편의 몫으로 자리잡는 계기가 되었다.

▲21세기 중국은 섹스산업 대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매매춘이 금기시됐으나 이제는 전국으로 매매춘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언론은 이런 섹스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황써냥쯔쥔(黃色娘子軍)’이란 그럴 듯한 이름으로 부르면서도 여간 곤혹스럽지 않은 모양이다.
이 황써냥쯔쥔이 3000만명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사회에서 가장 큰 국가의 골칫거리를 뜻하는 용어인 ‘황두두(黃毒賭)’는 다름 아닌 매춘.마약.도박을 말한다.
황써냥쯔쥔 가운데도 춤추고, 노래하고, 술마실 때까지만 동석하는‘샨페이샤오제(三陪小姐)’까지는 문제가 없으나 이른바 4번째 접대인 잠자리까지 같이하는 ‘쓰페어(四陪)샤오제’가 많아져 문제라는 것이다.

▲일전에 어떤 사람에게서 우리나라 전통소설 ‘변강쇠전’이 새롭게 대우를 받고 있다는 말을 듣고 ‘허허’ 웃음이 나왔다. 천하의 잡놈 변강쇠와 잡년 옹녀를 재평가한다니 세상이 변해도 상당히 변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 일종의 변강쇠 신드롬과 옹녀 신드롬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 변강쇠와 옹녀가 남성과 여성의 상징 대상이 될까봐 두려운 것이다.

정력이 절륜해 나쁠 것 없고 색깔이 있어서 나쁜 것은 아니지만 자칫 우리 사회의 척도를 왜곡 전도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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