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과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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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과거의 모습이자 오늘을 비춰주는 거울이기도 하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역사 속에서 찾으려 한다면 잘못된 역사의 반복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누구나 역사의 사실과 현상(現象)을 제대로 터득하고 실천한다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어제의 얼룩진 역사가 오늘 다시 재현되어 스스로 무덤을 파는 한계상황으로까지 내몰리지는 않을 것이다.

역사를 알아야 미래가 보인다. 흔히 ‘역사의 교훈’이 강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개인이든, 국가든 치욕의 역사를 답습하지 말고 올바른 역사를 추구해야 발전적인 오늘과 밝은 내일을 기약할 수 있다.

특히 정치인들에게 있어 역사인식은 더없이 중요하다. 이들에게 역사책은 교과서나 지침서로서 족하지 않다. 하나의 성전(聖典)이 돼야 한다.

한점 부끄러움 없는 자세를 견지해야 자신의 역사도 흠잡을 데 없게 되고, 국가의 수치스런 역사도 반복되지 않게 된다. 정치인들에게 청렴의 의무가 더 강조되는 것은 국가 지도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카(E.H.carr)는 역사를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고 했다.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현재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죽은 과거가 아니라 여전히 현실 속에 남아있는 과거를 말하고 있다.

역사적 사실은 오늘의 과제로, 결코 현재와 무관하게 흘러가버린 것이 아니다. 이를테면, 과거 뇌물 정치인들의 오욕의 역사는 현재에도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다.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가 아니라 현재이고, 또 내일이다. 국가적으로도 더이상 기록되지 말아야 할 수치인데, 하물며 오욕의 역사에 남을 개인적 부끄러움이란 고통 그 자체일 것이다.

검찰은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씨에게 징역 20년의 중형과 추징금 28억6000만원.몰수 121억4000만원을 구형했다. 현대그룹에서 대북사업 추진 청탁과 함께 150억원을 받은 등의 혐의다. 법원에서 모두 유죄가 확정될 경우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개인이 수수한 금액 중 역대 최고의 뇌물이다.

역사가 무엇인지, 역사가 주는 교훈을 잊은 또 한 명의 실세 정치인의 부끄러운 말로다. 그러나 유사한 형태의 역사를 망각한 행태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정치인들의 희박한 역사관 때문에 나라의 앞날이 걱정이다. 정말 한심한 정치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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