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의 끝자락에서
한해의 끝자락에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장 현만식
끝과 시작이 반복되는 사계의 순환은 이제 만추의 끝을 넘어 엄동설한의 길목에 와 있다. 뒤돌아보는 지난날의 보람과 미련의 반추일까.

파노라마처럼 스쳐가는 추억의 편린들이 새롭다.

40년이란 짧지 않은 세월, 앞만 보고 달려온 외길인생사에 종지부를 찍고 이선(異線)으로 비켜서기 때문일까. 항시 맞는 한해의 끝자락이지만 올해는 나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궁핍하고 어려운 사람들과 사회적 약자의 삶을 위해 존재하는 사회복지현장을 떠나기 때문일까. 올 한해는 보건위생 및 양성평등업무와 노인·장애인·여성 등 어려운 계층의 복지증진을 위해 일했던 한 해였다.

한번도 접해보지 못했던 사회복지 업무를 총괄하게 된 것도 나에겐 격세지감이다.

노인, 장애인 등 복지시설을 찾았다. 힘든 일상에 세상사가 녹록치 않은데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야 오죽할까. 거동이 힘든 중증 장애인과 삶에 지친 노인네들과 시설종사자들을 만났다. 시설종사자는 봉사정신과 사명감 없이는 감내하기 힘든 직업이다.

궂은일을 도맡아 하지만 처우는 몹시 열악하다. 처우개선비라도 지원하려고 노력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일부예산을 확보 지원하게 되어 보람을 느낀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복잡다단한 인생여정에 인간다운 생활실현이 사회복지인지도 모른다. 법과 제도를 몰라 수혜를 못 받는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취약계층을 위해 현장을 찾았던 일이 떠오른다.

직원들을 현장에 보내 여름내 따가운 햇볕아래 오일시장, 공원, 노인정을 찾아 상담하고 제도를 알려 400여건의 신청을 접수 처리했다. 적격자에게 자원을 공정하게 배분하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한 해 동안 ‘투자개방형병원제도’ 도입의 당위성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요했다. 국내·외 우수의료기관을 유치하여 천혜의 자연환경과 의료기술을 접합시켜 세계적인 휴양건강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다.

궁극적으로 의료관광을 통한 도민 소득향상과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여성의 권익증진과 여성문화 창달을 위한 설문대여성문화센터의 건립과 서귀포에서 제주재활센터 신축 기공식을 가졌던 일, 제주도립요양원 신축, ‘김만덕 나눔 쌀 이만 섬쌓기’ 서울행사, 3000여명이 참석하는 전국 보육인대회 유치, 우리도 수범사례가 아이낳기 좋은 세상운동본부 출범식에 대통령께 보고된 일 등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올해는 여느 해와 달리 신종플루가 창궐하여 질병과의 싸움으로 보건업무에 비상이 걸렸으나 단 한명의 사망자도 없었다.

제주도가 기초생활보장, 노인복지프로그램운영 최우수기관으로 각 대통령표창, 지자체합동평가 사회복지분야, 저출산고령화부분‘가’등급, 장애인복지인권수준평가 전국최우수 등 제주도 복지행정의 우수성이 입증되어 보람으로 각인된다. 하지만 능동적 체감 복지실현을 위해서 할일이 너무 많다.

서귀포의료원현대화사업 등 많은 일들을 두고 떠나야 하는 갈림길에 만감이 교차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