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사사건 수사결과 조작의심
의문사사건 수사결과 조작의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1980년대 대표적인 의문사사건의 주인공으로 당시 자살로 발표됐던 서울대생 김성수씨가 타살됐을 가능성이 높고, 당시 경찰이 사건을 자살로 몰기 위해 수사결과를 조작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드러났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한상범)는 27일 브리핑을 통해 1986년 6월 21일 부산 송도 앞바다에서 몸에 시멘트 덩이를 매단 채 익사체로 발견된 김성수씨 의문사사건에 대해 이런 내용의 중간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의문사위는 “당시 부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담당 경찰이 목격자 조서를 조작했으며 김씨의 자살동기에 관한 참고인 왜곡하는 등 여러 정황으로 보아 김씨가 바다에 빠지기 전 당한 뇌손상으로 가사상태에서 누군가에 의해 물에 던져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당시 부검의는 김씨의 사인을 익사로 결론지었으나 최근 위원회에서 익사 전 입은 것으로 보이는 뇌손상이 사망원인으로 판단된다고 진술했으며 당시 부검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점도 인정했다고 위원회는 밝혔다.

위원회는 특히 “당시 수사를 담당한 부산서부경찰서 형사가 사체의 최초 목격자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았고, 누군가 끌고 다니며 때린 흔적이 확인돼 중요한 증거로 지적된 김씨의 상의를 발견한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을 불러 조사했으며 조서내용도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당시 경찰은 참고인들이 김씨가 자살할 이유가 없다고 진술했음에도 임의대로 ‘김씨가 성적이 안 좋은 것을 비관해 자살했다’고 결론 지은 조서를 작성하는 등 경찰이 의도적으로 사건을 자살로 결론내리려 했다고 의문사위는 밝혔다.

위원회는 “당시 수사경찰은 위원회 조사에서 ‘다른 물증을 발견할 수 없어 자살로 종결했으며 사건발생 후 사소한 말이라도 함부로 할 수 없었던 공안정국의 분위기에서 제대로 수사할 수도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위원회는 김씨가 사망 전 학생운동으로 2회 연행됐고, 당시 전방입소반대투쟁을 벌이다 분신자살한 서울대생 이재호씨와의 친분 등 정황으로 미뤄 당시 학생운동 관련으로 타살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또 김씨의 신원이 밝혀지기도 전인 1986년 6월 23일 김씨의 어머니에게 안기부 직원이 전화를 걸어 김씨 가족에 대해 여러 사항을 물었다는 사실이 확인돼 안기부의 개입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일보
제주일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