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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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와 스위스는 그 지위와 규모의 명백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비교에 따른 시사점이 많다.

스위스도 국토가 작고 농경지가 별로 없으며 지하자원도 전무하다.

그러나 국민들은 근면, 검소하고 그들의 총생산(1인당)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알프스산맥이 국토의 반 이상을 차지한 가운데 금융업과 관광산업이 발달했다.

어떤 나라인가. 자타가 공인하는 영세중립국으로 평화지역의 정치적 지위로서 국제간 보장이 가장 확실한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자위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영구히 전쟁에 참가하지 않는 국가의 지위를 내외에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그 나라에 군대와 군기지가 없는가. 중립국이면서 무장 중립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상비군이나 직업군인은 적으나 국민개병제도(민병대)를 택하고 있다.

평시에도 매년 수십만명이 군사훈련을 받고 있으며 동시에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정예부대 유지를 평화지역 선포와 무관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

그 지역이 처한 지정학적 위치에 따른 위기의식의 상존을 기회와 접목시킨 예가 아닌가 싶다. 그 나라가 자랑하는 시계산업과 야전 무기의 발달도 적극적으로 평화를 유지하고자 하는 그들의 전략적 마인드와 무관하지 않다.

스위스 도시의 길거리에서는 무장한 군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를 문제삼아 관광산업이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은 없다.

그럼에도 그 지역이 평화지역으로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는 상징적인 증거는 많다.

스위스에 본부를 두고 활동하는 국제평화기구의 예를 보자.

국제적십자사 본부를 비롯하여 BIS(국제결제은행), 국제노동기구 등 많은 국제기관의 중심이 스위스에 있으며, 이는 무수한 평화 관련 회담과 최근의 다보스 포럼(세계경제포럼)과 같은 대표적인 국제회의를 개최하도록 허용한다.

군대 유지와 평화 유지는 양립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최근 해군기지 건설이 제주도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년전 항공우주기지 유치 기회를 놓친 적이 있다.

장기적으로 수천억원 내지 그 이상의 투자와 그에 따른 고용기회를 상실했는지도 모른다.

미국의 플로리다주는 세계에서 가장 커다란 위락시설인 디즈니월드와 가장 규모가 큰 우주선 발사기지(케네디우주센터)를 동시에 수용하고 있다.

그리고 알다시피 후자는 관광자원으로서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더 합리적으로 생각해 보자.

해군기지 건설이 우리에게 어떠한 득과 실이 있는지 좀 더 제주의 이익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평화의 섬이라는 약간은 추상적인 문구로 우리의 이익에 손실이 발생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더욱 냉정히 이해의 득실을 따져 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제주에 해군전략기지가 건설되면 가상의 적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논리가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가상의 논리일 수 있다.

그 가상의 적은 해군기지와는 상관없이 그들의 판단에 따라 제주의 전략적 가치가 인정되면 언제든지 공격 대상으로 삼고자 할 것이다.

국가간 합의조차 첨예한 대립의 경우 휴지조각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2차대전 당시 일본이 제주를 점령한 것은 이곳에 군기지가 있어서가 아니다.

제주는 대한민국 영토의 일부분이다.

대한민국 영토의 일부분으로서 그에 해당하는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우리 국토와 국가 이익의 방위는 우리 모두의 의무이다.

이에서 벗어난 안보의 무임승차는 무책임한 발상일 수 있다.

자칫 지역 이기주의의 오류에 빠질 수 있다.

우리의 의무를 다할 때 국가에 당당하게 권리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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