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륙도’에서 ‘이태백’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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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현상이 오래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꺼리고 있다.
최근 한 취업전문업체가 국내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내년 채용규모를 조사한 결과 90% 가까운 기업이 신규 채용인원을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동결하거나 축소할 계획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사정이 이러니 대졸자들의 취업은 조금 과장해서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통계청이 지난 11일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을 보면 15~29세의 청년실업자가 지난 한 달 동안에만 3만8000명이 증가해 지난달 말 현재 39만4000명에 달한다고 한다.

전체 실업자 79만2000명의 절반 수준에 육박하는 수치이며 청년실업자가 지난 한 달간 하루에 1200명씩 생겨났다는 얘기다.
청년 실업률도 10월에는 7.3%였으나 지난달에는 8%로 상승했다.

특히 구직활동이 절정기에 달하는 내년 2월에는 청년실업률이 9%대에 이르
러 최악의 청년실업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외환위기 이후 경기상황과 관련한 씁쓰레한(?) 신조어들이 유행하고 있다.
작장에서의 ‘정년파괴’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제는 ‘평생직장’이라는 말을 들을 수 없게 돼 버렸다.

요즘 직장인들이 그런 말을 하고 다니다가는 이상한 사람 취급받기 딱 알맞다.
대신 ‘오륙도’(56세까지 직장에 다니면 도둑)니 ‘사오정’(45세 정년)이니 하는 자조 섞인 말들이 생겨났다.

최근까지 ‘삼팔선’(38세 조기 퇴직)이 ‘경기(景氣) 상황 최신 유행어 보드’ 꼭대기를 꿰차고 있었으나 이제 ‘이태백’(20대의 태반이 백수)이라는 새로운 관용어에 그 자리를 내줘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정부는 두어 달 전 젊은이들의 취업난을 해소하겠다며 ‘청년실업 종합대책’이라는 것을 내놓았다.
공무원 채용을 늘리고 인턴보조금 지원대상 기업을 확대하는 것이 골자였다.

이 대책을 통해 정부는 내년에 13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의 상황 등을 보면 왠지 정부 대책이 미덥지 않아 보인다.
‘오륙도’라는 말이 유행했던 때가 불과 2~3년 전이었다.

지금은 정년은 고사하고 아예 취업도 못하는 청년들의 사정을 자조하는 ‘이태백’이 등장하고 있다.
‘오륙도’라는 구조조정의 삭풍이 잦아들기는커녕 ‘이태백’이라는 이름의 ‘실업대란’으로 더욱 세력이 커져 우리네 귓전을 때리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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