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초과 개발한 지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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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의 ‘제주지하수 부존량 재평가 조사’ 결과 동.서부지역의 적정개발량이 10년 전인 1993년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 따라서 지하수 개발량도 적정치를 훨씬 초과하고 있어 사태가 심상치 않다.

최근 수자원공사의 지하수 부존량 조사는 지금까지 마지막 조사였던 1993년 당시보다 강우량이 월등히 많은 시기에 이루어졌음에도 동.서부지역의 개발할 수 있는 적정량이 줄어든 것은 제주 지하수의 위기를 뜻한다.

지난 1993년 조사 때의 제주도 평균 연간 강우량은 1872㎜였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1975㎜로 무려 103㎜가 증가한 셈이다. 다만 협소한 고산지역만은 도리어 68.1㎜ 줄었으나 나머지 전지역은 다우년(多雨年)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제주도의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적정개발량이 10년 전보다 그만큼 증가해야 함에도 동.서부의 광활한 면적에서는 도리어 감소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으니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서부지역의 경우는 하루 적정개발량 31만2000t보다 23%나 초과한 38만3000t이 개발되고 있어 지하수 위험경보가 내려졌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 같다.

하기는 몇 십년 만의 최대 다우년(多雨年)을 맞아 제주 북부와 남부지역은 하루 적정개발량이 1993년보다 각각 10만7000t, 8만8000t이 더 늘었다. 이로 인해 동.서부지역의 1일 적정개발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제주도 전체 평균은 7만9000t이 증가했다.

그러나 지하수 함양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연간 강우량이, 그리 흔치 않은 1975㎜의 다량을 기록했음에도 제주도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 동.서부지역의 적정개발량이 반대로 줄어든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만약 조사기간이 ‘다우년’이 아니라 과우년(寡雨年)으로 가물었다면 또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한국수자원개발공사와 제주도 등 관계 당국은 많은 비로 지하수가 일시 불어났다고 해서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도리어 이번 조사를 통해 염소이온.질산성 질소 등의 농도 증가 등 제주도의 지하수가 얼마나 위태한지를 발견했을 줄 안다. 이에 대한 대책 촉구와 함께, 앞으로 오래기 전에 가뭄이 심한 해를 골라 계속 지하수 조사사업을 벌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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