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鷄)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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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劉邦)이 항우(項羽)를 무찌르고 한(漢)나라를 세운 후 왕망(王莽)에 이르러 멸망하기까지 200여 년의 역사(BC 202~AD 8)를 기록한 사람은 후한(後漢)의 반고(斑固)였다.

이 반고가 그의 역사책 ‘한서(漢書)’의 ‘마한전(馬韓傳)’에 “닭 중의 닭은 ‘장미계(長尾鷄)’”라고 썼다. 이 ‘장미계’는 마한의 닭으로 꼬리가 다섯 자가 넘게 길고 그 모습은 무척 아름답다고 설명하고 있다. ‘마한’이 어디인가. 바로 우리나라 땅을 말한다.

이처럼 우리나라 닭은 예부터 그 맛으로나 약용으로 으뜸이라고 중국 문헌의 마지(馬志), 본초경(本草經) 등에 전해진다.

▲중국에서만 우리나라 닭을 알아준 것이 아니다. 옛날 인도에서는 우리나라를 ‘쿠쿠타스바라의 나라’라고 불렀다.
‘쿠쿠타스바라’는 ‘고급 닭’, ‘귀족 닭’이라는 뜻으로 ‘닭의 나라’라는 말이다. 문헌상 ‘쿠쿠타스바라’는 한자어로 ‘계귀(鷄貴)’라고 표현되어 있다.

중국의 문헌에 따르면 우리나라 닭이 살이 많고 맛이 좋기가 그지 없는데, 우리나라 닭 중에서도 평택에서 나는 닭을 최고로 친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도 우리나라를 닭의 나라로 여겼음인지 ‘계림(鷄林)’ 또는 ‘계림팔도(鷄林八道)’라고 불렀다. 신라의 옛 도읍지 경주(慶州)를 ‘계림’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닭(鷄)과 관련된 옛 지명.유적들이
매우 많다.

▲‘계림팔도’의 새벽은 닭 우는 소리로 시작되는 ‘아침의 나라(朝鮮)’이다.
중국 문헌 ‘명도잡지(明道雜志)에 보면 이 세상에서 아침에 가장 정확하게 우는 닭은 우리나라의 축시닭(丑時鷄)이라고 기록했다.

이 닭은 서리 내릴 때 낳은 달걀로 서리 내릴 때 품어 깐 닭으로서 보통 닭보다 작다. 이 서릿닭만을 따로 길러 다시 서리철에 병아리를 보길 3년째 하면 그 손자닭은 밥공기 안에 들만큼 작아진다.

이 서릿닭은 비가 오나 날이 추우나 달이 밝거나 어김없이 ‘축시’에 운다.
그래서 과거 공부를 하는 선비들은 꼭 이 닭을 키운다.

▲조류(鳥類) 독감으로 우리나라 닭 사육농가들이 쑥대밭이 되고 있다. 충북 음성군에서 시작된 이 조류독감이 경기.충남.경북으로 감염되면서 수십만 마리의 닭이 구덩이를 파고 땅에 매몰되고 있으니 그동안 이 닭을 키웠던 사육농가들의 가슴이 얼마나 메어지겠는가.

그런데 이 조류독감이 주춤주춤하는 사이에 전남 나주에까지 이르렀다고 하니 정말 잘못하다가는 제주에 상륙할지 모르겠다.
이 때문에 닭 사육농가뿐만 아니라 닭 가공식품 판매상인들도 가슴을 졸이며 이 사태의 추이를 바라보고 있다.

부탁컨데 당국은 이번 조류독감에 대한 철저한 방역으로 다시 한 번 ‘청정 제주’로 만방에 알려지는 좋은 계기를 만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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