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의 감동 뉴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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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순종의 양(羊)처럼 다툼이 없는 한 해이기를 기원했던 ‘양의 해’였다.
그 희망에 찼던 계미년(癸未年)이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 지난 1년을 되돌아보는 송구영신의 마음은 너무 많은 아쉬움이 교차할 뿐이다. 더욱이 새해 경제가 안개 속을 헤맬 것이라는 전망은 세밑을 더욱 우울하게 한다.

며칠 전 대학교수들은 올해의 사자성어(四字成語)로 ‘우왕좌왕(右往左往)’을 꼽았다.
참여정부 출범 후 정치.외교.경제정책이 혼선을 빚었고, 대구 지하철 참사가 발생하는 등 사회 각 분야가 제자리를 찾지 못한 채 갈 곳을 잃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점입가경(漸入佳境), 이전투구(泥田鬪狗), 지리멸렬(支離滅裂), 아수라장(阿修羅場)이 그 뒤를 이었다. 대학교수들은 올 한 해를 이렇게 부정적으로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한 해를 보내는 뒤안길에는 수많은 말.말.말이 널려 있다.
그 주인공은 단연 노무현 대통령이다. 그의 말은 내내 정국의 화제였고, 논란거리였다. “대통령 못 해먹겠다”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죠” 등에서 보듯 그의 어법은 튄다.

이를 두고 서민적이고 솔직해 권위주의적 격식을 깨는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없지 않지만, 국가 원수의 품위보다 정치인의 공격성이 짙다는 비난이 그치지 않았다.

그런가하면 대선자금 수사 때 나온 ‘차떼기’란 신조어는 정치권 돈거래의 추악한 모습을 상징했다. 게다가 ‘오륙도(56세까지 회사에 남아 있으면 도둑놈)’, ‘사오정(45세가 정년)’, ‘삼팔선(38세엔 명퇴 여부를 선택하라)’,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등은 경기침체의 자조 섞인 유행어로 사회를 우울하게 했다. 2002년 붉은 악마들이 카드 섹션으로 펼친 ‘꿈(★)은 이루어진다’에 마음 설레던 국민들은 2003년의 말.말.말에서 허탈과 쓸쓸함을 맛봐야 했다.

▲그러나 대한민국 호(號)엔 가슴에 와 닿는 감동의 뉴스들도 끊이지 않았다.
인터넷 사이트 DAUM은 ‘다리 잃은 철도원’이 2003 네티즌을 감동시켰다고 했다.

‘2003년 최고의 감동 뉴스는?’이라는 온라인 설문에 ‘승강장에 떨어진 아이를 구하고 다리를 절단한 아름다운 철도원 김행균씨’가 1위로 뽑혔다. 이어 지하철 승강장에 떨어진 노인을 구하고 사라진 의인, 소망의 샴 쌍둥이 사랑이와 지혜 등이 감동 뉴스로 선정됐다.

그렇다면 올 한 해 나의 감동 뉴스는 무엇일까.
받으려거나 얻으려고만 했지, 나눠주려고 했던 일들이 있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사랑하는 사람 품에 책 한 권 선물로 작은 감동을 나누자는 문화계 캠페인에 자꾸만 마음이 끌린다. 남은 3일 중에 책방에라도 들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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