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 송년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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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지난 한 해를 ‘우왕좌왕(右往左往)’ 살았다고 하는가.
오른쪽으로 갔다 왼쪽으로 갔다 하는 이리저리 ‘비틀 걸음’을 걸었다는 그 말인데, 세상사 보기를 한 해 1년으로 모두 그렇게 재단(裁斷)해서야 되겠는가.

정말이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며 우리 모두에게 절실한 화두는 이런 우왕좌왕이 아니라, 서로를 감싸고 이해하는 따뜻한 ‘격려’가 돼야 할 듯싶다. 그것도 분명하고 곧고 바르게.

그래 이런 말로 사자성어를 만들면 어떨까.
“참 힘들었던 한 해, 우리 잘도 견디고 잘 이겨냈다.”

▲돌이켜 보면 2003년은 ‘제2의 IMF’라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로 제주 지역 경제가 침몰했다.
9월에 제주를 강타한 제14호 태풍 ‘매미’는 그나마 남은 가을 농심을 앗아가버려 도민들은 말을 잊었다. 그렇게 기업과 개인, 모든 경제 주체들이 휘청거리다보니 ‘4050’도 ‘2030’도 별다름이 없었다.

누가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 도둑놈)라고 했느냐.
‘삼팔선’(38세 명퇴 선택)에 ‘이태백’(20세 태반이 백수)가 되었는데.
포스트 386. 불안한 당돌함으로 2002년 선거혁명에 불을 붙이면서 문화의 중심으로 떠올랐던 ‘2030’도 지난 한 해 목이 메었다.

▲2002년 선거 후 문화적 충격의 소용돌이 속에서 헤맸던 ‘4050’은 지난 한 해 동안 마치 세상 밖으로 밀려난 듯 허탈감에 빠져 있었다.
개미처럼 열심히 살았고, 뼈를 깎는 고생 끝에 제자리를 찾았는가 했더니 어느새 ‘2030’에 밀려나 ‘우왕좌왕’이란 당치 않는 말까지 듣는다는 것이다.

세상 헛산 생각에 억울한 느낌만 든다는 것이다.
어느 세대가 밀려 나고 어떤 세대가 주류가 되어서가 아니라, 세대간 단절에서 절감한 소외감과 좌절감에서 파생되는 억울함이다.

요즘 송년모임에서 ‘4050’들은 한 잔의 술로 망년을 해보지만 허전함을 씻을 길이 없다.
누가 말했다. “행복이란 현재와 미래에 있는 게 아니라 이미 지난 과거에 있는 것이다.”

▲이제 2003년 양띠 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올 한 해. 우리들 가슴에 서로 심어놓은 미움과 분노의 감정을 뽑아버리고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기원해 보자. 그리고 우리 옛 할머니들처럼 ‘백팔적덕(百八積德)’의 새해 약속을 해보자.

내년 1년. 한 해 동안 108번 남에게 무엇인가 주는 것으로 덕을 쌓고 그 적덕함을 낙(樂)으로 삼자.
이성철(李性徹) 스님의 법어가 송구영신(送舊迎新)의 세밑에 새롭다.

“극락과 천당은 다른 곳에 있지 않고 남을 나처럼 소중히 여기는 한 마음에 있다.”
‘우왕좌왕’ 살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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