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력설.음력설
양력설.음력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설날은 음력 1월 1일이지 양력 1월 1일이 아닙니다.”
이렇게 설명하는 이들이 많다. 19세기 말까지 우리나라는 음력설만을 쇠어왔기 때문에 우리 설날은 음력설이라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1896년 1월 1일부터 우리나라는 ‘태양력’을 채택했는데 그 후 ‘설날’은 ‘양력설’과 ‘음력설’이 병존해 왔다.
어디까지나 이것은 역법(曆法)채택의 문제이다. 어떤 역법을 채택하든간에 채택된 역법의 새해 첫날이 ‘설날’인 것이다.

집안에 따라 음력설을 택했을 경우 음력 1월 1일이 설날이고 양력설을 택했을 경우는 양력 1월 1일이 설날인 것이다.
따라서 ‘설’과 12간지에 따라 매해를 동물로 표시하는 관습, 이른바 양띠, 원숭이띠의 바뀜과는 관련이 없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설’이란 말이 ‘낯선해’에서 나왔다고 한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펴낸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도 ‘설’이란 말이 ‘설다’, ‘낯설다’에서 나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사회문화학자들은 ‘설날’의 ‘설’이‘ 서다(立)’에서 나왔다고 주장한다.
즉, 새해에 ‘들어서다’, ‘시작하다’의 의미를 가진 말이란 것이다.

비슷한 말로 봄이 시작되는 말을 ‘입춘(立春)’이라고 하듯이 여름에 들어서는 날을 ‘입하(立夏)’, 가을에 들어서는 날을 ‘입추(立秋)’, 겨울에 들어서는 날을 ‘입동(立冬)’이라 하는 것과 같은 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설날’이라는 말이 ‘서게 될 날’이라는 뜻으로 미래형이라는 점에서 이런 주장에는 의문이 든다.
바로 이 점이 일부 사회문화학자들이 주장하는 ‘설=立’에 선뜻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다.

과거형으로 ‘선날’이 돼야 맞지 않는냐는 지적이다.
이런 의문에 대해서 ‘설날’이 미래의 1년의 생활을 설계하고 세우고 다짐하는 ‘미래를 세우는 날’이기 때문에 미래형으로 표현됐다는 주장을 한다.

또 우리나라 세시풍속이 섣달 그믐께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새해 첫날은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는 데서 비롯됐다는 주장도 곁들인다.

▲‘설’에 대해 어떤 주장이 맞는지는 잘 모른다. 다만 우리나라 전통사회가 ‘설날’에 가장 중시한 풍속이 새해인사였다.
조상에 대한 새해인사는 ‘차례’였고 살아있는 어른들에 대한 새해인사가 ‘세배(歲拜)’였다.

따라서 양력설에 세배를 하던 음력설에 세배를 하든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다.
다만 이중과제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양력설.음력설, 두 번 세배를 다녀서는 안 되겠고, 또 두 번 세배를 다니면 그 세배의 뜻과도 어긋나는 것이라 할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