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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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 내놓은 모토는 개혁과 부정부패의 척결이다.
출범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국민들이 느끼는 것은 허탈과 분노다.
잇따라 터져 나오는 대선 비자금 비리, 대통령 측근 비리 등등은 우리 정치와 대기업, 고위 공직자들이 썩을 대로 썩었음을 보여줄 뿐이다.

최근 윤리경영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세계 최대의 컴퓨터업체인 IBM이 한국에서 부정과 비리를 저질렀다는 소식은 이 나라 상층부뿐만 아니라 아래까지 온통 부패에 물들어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IBM은 세계 컴퓨터 시장의 약 50%를 지배하며 총수입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탁월한 영업정책과 강력한 노무관리로 전세계 164개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이다.

무엇보다 투명한 윤리경영을 내세워 해마다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명단에 오르내리고 있고 해외지사에 대해서도 이러한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1911년에 설립돼 지금은 9개 연구소에 3000여 명의 박사급 연구원을 보유하고 노벨상 수상자만도 5명이나 배출할 정도로 막강한 실력과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한국 현지법인인 한국IBM은 미국 본사의 명성에 뒤지지 않게 매출 1조원대의 기업으로 정보기술업계의 선두주자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1967년 진출해 그간 국내 컴퓨터산업의 인프라 구축을 주도했고 우리나라가 세계의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우수한 실력과 기술은 물론 그동안 터를 닦아놓은 덕에 한국IBM은 공공기관에 제품을 납품하는 데 있어 최우월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러한 한국IBM이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주고 담합 입찰을 저지른 게다.

검찰은 부정 납품을 주도한 업체 관계자와 납품 대가로 금품을 받은 공직자 등 12명을 입찰 방해 및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한다.
한국IBM의 부정행위들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허나 더 나쁜 것은 윤리경영을 내세우는 세계적인 기업조차 부정을 저지르게 만드는 이 나라 공직사회의 뿌리깊은 부정부패의 풍토다.
구속된 업체 관계자는 “제품 공급을 위해 인맥관리차원에서 정기적으로 금품을 전달하는 관행을 무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다.
언제면 이 나라도 ‘부패공화국’의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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