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지도자의 약속은 목숨만큼 무겁다
정치지도자의 약속은 목숨만큼 무겁다
  • 강영진 기자
  • 승인 201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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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초부터 세종시가 전 국민의 관심사가 돼 정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참여정부에서 시작된 세종시 건설은 이명박 정부 첫해 까지만 해도 순조롭게 추진됐으나 지난해 말부터 사정이 달라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인구집중을 막고 지방의 균형발전을 위해 시작된 세종시는 이제 수도분할의 비효율성과 자족기능의 문제를 제기한 이명박 정부에 의해 행정부처의 이전계획은 백지화 되고 교육과학경제도시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문제는 서울시장 재직시 세종시 건설에 반대 입장을 가졌던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과정에서 입장을 바꿔 세종시 건설을 약속했다가 이를 다시 뒤집으면서 충청권 지역주민들이 거세 반발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세종시의 정책방향 변화를 가져오기 까지 많은 고민을 하고 국가 발전을 위해 결단을 했으리라는 진정성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이 대통령이 말했듯이 정치적 차원이 아니라 정책적 차원에서 국가백년대계를 위한 일임을 알만 한 사람들은 모두가 아는 일이다.

다만 우리사회 최고의 지도자인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약속한 것을 뒤집은 것에 대한 문제제기는 불가피하다.

더구나 헌법을 준수하고 법률을 앞장서서 지키는 모범을 보여야 할 대통령이 엄연히 여야 합의아래 제정된 법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행정수도 세종시를 사실상 폐기한 것에 대한 비판은 대통령 스스로 감내야할 몫이다.

이 대통령은 그가 제시했던 많은 공약을 통해 국민들로 부터 선택받은 정치지도자인 것이 엄연한 사실이고 세종시 추진도 그 선택 기준의 하나였던 만큼 국민들로서도 새로운 평가와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치지도자의 약속은 일반 사람들의 일상적 약속과 달리 무겁고도 신중해야 하고 목숨을 걸어야 할 상황에서 목숨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다시 되돌아가서 이명박 정부의 성공여부는 국민과의 소통에 있고 그 열쇠는 신뢰의 구축이다.

올해로 3년차를 맞은 이명박 정부의 남은 임기동안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라도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은 국가백년대계를 세우기 위한 1차적인 토대이다.

이명박 정부는 그동안 공직 인사정책에서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 이명박 정부를 친서민적인 중도실용정부라 이름붙이기 어려운 일들도 많았다.

이명박 정부내의 여러 장관과 청문회 대상 주요 인사들이 법을 위반한 일도 많았고 구설수에 오른 일도 많았음을 국민 모두가 알고 있다.

새해 초 이명박 정부는 세종시의 궤도수정이라는 정면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해 G20정상회의 유치와 원전수출로 자신감을 얻고 지지율도 높아진 이 대통령일지라도 세종시 수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켜 정책변경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한 여당내의 반대세력도 존재하고 야당과 충청지역민의 반발을 잠재울 카드도 많지 않고 정책변경에 따른 국민들의 호된 심판장도 기다리고 있다.

이 대통령이 던진 세종시 수정안은 6·2지방선거를 통해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임과 동시에 이명박 정부의 2년에 대한 평가이고 앞으로 남은 3년 국정운영의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세종시 수정안은 이명박 대통령의 국가백년대계를 위한 의지가 아니라 민심이 결정할 것이다.

결국 이명박 정부의 성공열쇠는 민심을 얻는 일인데 국민과의 약속을 목숨으로 지킬 마음가짐은 돼 있는지 모르겠다.<강영진 정치부장 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