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이산화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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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2월에는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사상 최대규모로 치러졌다. 전 세계가 온실기체 배출량을 감축시켜야 ‘지구가 살 수 있다’는 것을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온실기체 배출 대국인 중국(배출량 1위)와 미국(배출량 2위) 간의 알력 등이 노출되면서 감축 목표 설정과 관련한 절충점은 찾지 못했다.

어떤 문제와 관련하여 꼬여진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근원적인 원인과 근본적인 해결책을 직시해야 된다. 그리고, 추상적인 목표보다는 단순하면서 구체적인 것을 설정한 후에 구성원들이 한마음이 되어야 좋은 결실을 거둘 수가 있다.

근본적인 원인 규명과 관련하여 과학은 실험의 정확성, 자료 처리의 탁월성, 논리의 명쾌성 등에 바탕을 두어야 하기 때문에 과학적 용어 선택이 중요하다. 한 걸음이 모든 여행의 시작이고, 한 단어가 모든 기도의 시작이며, 한 사람의 인생이 세상에 다양한 스펙트럼을 선보일 수 있다.

요즘 다양한 매체에서 ‘탄소 없는 청정지역으로’ 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물론, 이 표현에 함축되어 있는 내용을 알 수는 있다. 간혹 목욕탕이나 술좌석에서 이런 유사한 표현과 관련하여 질문을 받을 때면 다소 당황스럽다.

만약 탄소가 없으면 사람을 비롯하여 모든 동.식물은 존재할 수가 없다. 즉, 지구상에 이산화탄소가 없으면 동.식물에게는 죽음만이 있을 뿐이며, 인간들도 저승사자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 그런데도 어떤 매체에서는 생존 공간을 ‘탄소 제로’ 지역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지상과제인 것처럼 언급하고 있다. 과연 이들 표현이 맞는가? 그저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 현명할까?

물질계에만 한정하여 논하면, 죽음이라는 것은 인체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이 멈춘 상태이다. 인체 및 자연계에는 무수히 많은 화학반응이 일어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으뜸인 화학반응은 광합성반응이다. 이 반응를 근저로 하여 사람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식물은 우주에서 타오르는 태양에너지를 동력으로 기계를 움직이며, 이 때 필요한 주원료는 전 세계가 들끓을 정도로 문제시 되고 있는 이산화탄소와 물이다. 즉, 식물은 이산화탄소와 물을 먹고 산다. 식물이라는 거대한 공장이 생산하는 제품은 탄수화물 등 유기물과 산소기체이다. 이 산소기체가 없으면, 인간들이 몇 분정도 살 수 있을까? 식물이 만든 유기물은 식물 자신이 살아가는 데 쓰일 뿐만 아니라 동물이 살아가는 데 필수 물질이다.

동물들은 식물이 만든 유기물을 빼앗지 않으면 살 수 없다. 광합성이라는 화학산업이 활발하게 진행될수록 우리의 생활은 풍요로워지고 쾌적해지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이산화탄소라는 가느다란 실에 매달려 살고 있다. 여기서 ‘과학의 극치는 예술적일 수 있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우리는 이산화탄소라는 구원의 실타래에 매달려 살면서 이 기체를 견원지간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과유불급(過猶不及)”의 고사에서 쉽게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함과 같은 것이다”라는 평범한 구절 속에 답이 있다. 그 동안 사람들이 너무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여 이 기체가 지구상에 필요 이상으로 많이 존재하는 것이 문제이다.

제주 녹색성장 경쟁력과 지구온난화의 적신호 대신에 청신호를 작동시키기 위해 체계적으로 과실수를 비롯한 다양한 수종의 나무심기를 대대적으로 전개하는 것이 최우선 급선무이다.

제주대학교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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