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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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본주의사회에서는 수많은 상품들이 수많은 소비자들에게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거래에서 피할 수 없는 사실은 판매자와 소비자 간에 존재하는 힘의 불균형이다.

소비자는 정부와 기업에 대해 대등한 관계가 아니라 전문성이 떨어지고 정보가 부족하고 조직력이 약해 종속 내지는 불평등한 관계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불평등한 관계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소비자 권리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은 소비자운동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소비자운동은 소비자, 기업, 국가 모두를 위한 소비자의 주체적인 사회운동이다. 소비자들은 정보.지식이나 공동구매를 통해 스스로 역량을 강화하고, 집단적 행동으로 입법.행정상의 정책을 요구하고, 불매운동을 통해 생산자와 판매자들의 부당한 행위를 줄여 나갈 수 있다.

이것은 책임 있는 소비자, 실천하는 소비자, 참여하는 소비자들이 있어야 가능하다. 기업은 소비자들이 권리를 포기한 만큼 시야를 낮추므로 그만큼 서비스와 상품 수준은 낮아지게 된다.

소비자들이 시장에서 공정한 대우를 받고 소비자 권리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판매자들에게 대항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그것은 개별적인 소비자 능력을 벗어나는 일이다.

개별 소비자는 거대한 시장 메커니즘에서 일부분에 불과할 뿐이다.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충분한 힘을 가진 집단으로 스스로 조직화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개인의 힘으로 불가능한 일도 집단 소비자는 할 수 있다.

소비자 개인은 약하지만 힘을 모으면 강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소비자운동의 하나로 불매운동이 있다. 불매운동은 소비자들이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특정 상품의 구매를 거부하는 소비자운동이다.

1973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주부 두 사람이 쇠고기 값 인상에 반대해 전미국에 불매를 호소, 마침내 닉슨 대통령으로 하여금 쇠고기 값 동결을 선언하게 만든 사건은 유명하다.

일본에서는 2002년 약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인 유키지루시(雪印)가 수입 쇠고기를 일본산 쇠고기로 판매한 사실이 밝혀져 기업윤리를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으로 결국 6개월 만에 부도가 났다.

우리나라에서는 소비자단체가 1989년 미국산 수입 과일에서 인체에 유해한 농약인 알라가 검출됐다고 발표했을 때나 라면 제조에 비식용 우지를 사용한 문제를 고발했을 때, 그리고 1990년 백화점의 사기 세일 문제를 고발했을 때, 소비자단체가 앞장서 불매운동을 벌여 시민들의 호응을 받았으나 발표 당시의 큰 충격에도 불구하고 아쉽게도 소비자들의 관심이 조직적인 불매운동으로 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2001년 ‘임신 5개월의 최진실씨가 1년 전속모델료로 8억원에 남양유업의 분유 광고모델로 캐스팅’이라는 요지의 기사가 보도되자 남양유업은 ‘턱없이 높은 모델료 대신 가격을 낮추고 질을 높이는 데 투자하라’는 등의 쏟아지는 항의성 메일과 전화로 서버가 다운되고 각 부서의 업무가 마비되는 곤욕을 치렀으며 결국 광고모델계약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 사건들은 귀중한 사례들로 판매자보다 열세에 있는 소비자들이 힘을 모아 영향력을 발휘, 소비자주권을 찾은 쾌거들이다.
미국 기업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는 정부가 아니라 소비자단체인 소비자연맹이다. 소비자들의 힘이 이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단체로 만든 것이다.

모든 소비자들이 소비자운동에 능동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동참할 때 소비자 불이익과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소비자의 힘이 커지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성원이 없으면 자신들의 권리와 안전을 지킬 수 없으며, 영향력 있는 소비자단체들이 성장할 수 없으며, 소비자운동이 활성화될 수 없다.

현대자본주의사회는 소비자의 책임 있는 행동과 적극적인 참여가 더욱 요구되는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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