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新造語)
신조어(新造語)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샐러던트(Saladent)’란 말이 등장했다. 이 말은 직장인을 뜻하는 샐러리맨(Salaryman)과 학생을 뜻하는 스튜던트(Student)의 합성어로, 지난해 12월 우리 사회에 나타난 신조어다.

말 그대로 직장인이면서 동시에 학생. 공부하는 직장인이란 긍정적 의미보다는 직장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 혹은 경쟁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직장인의 애환과 처지를 비유한 말이다.

경기 침체로 중.장년층 실업이 급증하면서 유행했던 ‘오륙도’(56세까지 일하면 도둑), ‘사오정’(45세 정년)은 이제 신조어 시장에서 뒤처진 느낌이다. 그 대신에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삼팔선’(38세까지 일하면 선선히 물러난다)이 그 바통을 잇더니 요즘에는 ‘십장생’(10대마저 장래에 백수 생각), ‘대오’(대학 5학년) 등 현 세대의 슬픈 현실을 표현하는 언어들이 생겨나 우리를 씁쓸하게 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사회상을 풍자하는 신조어가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고 있다. 최근 국립국어연구원이 내놓은 ‘2003 신어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신조어(新造語) 656개가 만들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신조어 가운데는 앞서 언급된 언어들처럼 경기 침체에 따른 실업.취업난을 반영하는 말들이 특히 많았다.
이외에도 삶의 풍요를 추구해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몸에 좋은 유기농 제품을 구매하는 등 ‘잘 먹고 잘살자’는 트렌드를 표현한 ‘웰빙’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고 얼짱.반통령.로또공화국.스와핑 등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말들이 주요 리스트에 올랐다.

이들 신조어는 우리 사회현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거울이며 우리말 역사의 살아 있는 기록이다. 무엇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태와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요즘의 신조어들이 우리말의 어휘를 확충시키는 측면을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역기능도 심각하다. 가장 큰 문제는 언어 파괴에 따른 세대간 소통단절 문제. 같은 우리말을 쓰고 있지만 10대와 40대, 그리고 그 윗세대가 쓰는 말들이 서로 뜻이 통하지 않거나 생소할 때가 많다. 이 때문에 언어가 뜻을 전달하는 사회적 약속의 차원을 넘어 가지고 노는 유희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어쨌튼 사회가 급변함에 따라 언어도 바뀌기 마련이다. 올해도 사회현상을 반영한 신조어가 양산될 것이다. 이왕이면 지난해의 어둡고 암울한 세태를 반영한 말보다는 밝고 희망찬 신조어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