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과 직장인의 자세
청년실업과 직장인의 자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청년실업은 제주도에서는 오래된 문제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전체적으로도 고민거리가 되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이 되어야 해결방안이 나올 것이다.

혹자는 요즈음에 배출되는 대학의 졸업생이 과거에 비하여 실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한다. 대학에 입학하기도, 졸업하기도 쉬워졌을 뿐만 아니라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 이수해야만 하는 교과목도 전문적인 것에서 일반적인 것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이유도 있겠지만 필자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1만달러에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1960년대 경제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우리나라에는 드디어 변변한 공장이 갖춰지고 이에 따라 농촌의 인구가 공단으로 이동한다. 공단은 도시화의 과정을 거치게 되고 이들의 생활을 위한 3차산업이 발전해 나간다.

점차 산업기지가 개발되고 이농현상은 당연한 일이 된다. 한편 농업생산성도 같이 올라간다. 기계화농업, 농약과 비료의 보급을 통해서 1인당 경작할 수 있는 면적이 점차 증대되고 있다. 도시 근로자와 비슷한 수입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어쩌면 이농이 더욱 가속되어야 할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느 시점에선가 새로운 일자리가 발생하지 않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성장을 멈춘 것이다. 만일 우리가 불과 30년 동안 경제적으로 급성장을 하지 않고 완만하게 성장했더라면 산업계의 근로자 역시 나이가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이 균형적으로 구성되었을 것인데 우리는 30년 만에 급성장을 하였다.

따라서 최초에 농업을 떠나 산업계에 정착한 인력이 아직 퇴직연령에 이르지 못하였다. 그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직업은 발생되지 않고 대학의 졸업생만 계속적으로 배출된다.

이제 청년실업이라는 경험하지 못한 문제에 봉착한 것이다. 게다가 노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정년 연장 등을 통하여 직업연령을 더욱 늘리려는 노력이 사회의 일각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은 청년실업의 해결이라는 측면에서는 더욱 암담한 미래를 예고한다.

시대를 잘 타고난 사람은 별다른 실력이 없어도 취직이 잘 되었다. 그렇게 해서 현재 취업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대학을 막 졸업한 유능한 사람들에 비하면 실력이 떨어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얼마 전 한국은행 입사시험에서는 토익시험의 만점자 12명 가운데 11명이, 그리고 136명의 공인회계사 가운데 131명이 낙방의 고배를 마셨고 미국공인회계사 58명 가운데도 1명만이 채용된 것을 보면 실력을 갖춘 청년들마저도 얼마나 취업하기 어려운지 알 수 있다.

그러면 실력이 부족하면서도 지금 봉급을 받고 있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자리를 물려주자니 아직도 열심히 일할 나이이고 나만 바라보고 있는 가족들이 있다. 실력을 갖추고도 채용되지 않는 젊은이들을 보면 미안한 생각도 난다.

일자리는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채워져야 나라가 발전한다. 그런데 미안스럽게도 실력도 갖추지 않은 사람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으면 결과적으로는 나라의 생산성은 줄어들게 마련이다.

이를 바로잡는 것이 인사정책인데 사실상 인사정책을 제대로 펼치기에는 우리나라의 복지시스템은 열악하기 이를 데 없다. 결국 능력이 부족하고 게으른 사람을 회사에서 쫓아내면 굶어 죽을까봐 사람을 잘라내지 못한다. 그런 사람으로 자리가 채워져 있으면 나라가 망한다.

자리를 차고 있자니 미안하고 그렇다고 그만둘 수도 없다면 결론은 현재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자리 값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가 자리 값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자리를 즐기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