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류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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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류정치론’이 다시 등장했다.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의해서다. 그는 “한국 정치는 3류 수준”이라며 정치권과 정부를 정면 비판했다.
요즘 정치판 돌아가는 꼴을 보면서 이 말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은 아마도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솔직히 3류는커녕 4류라고 해도 정치권은 할 말이 없을 줄 안다.

그의 지적대로 한국 정치는 민생과 경제현안을 외면한 채 소모적 정쟁과 갈등 조장의 정치로 일관하고 있다. 불안한 정치 때문에 국내.외 기업의 투자 부진은 물론 노사관계도 원만하지 못하다.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한국경제는 발목을 잡혀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의 달성을 통한 선진국 진입도 요원해지고 말 것이다. 더구나 고비용 정치구조를 과감히 깨뜨려 버리지 않는 한 대선 등 선거 때마다 기업의 불법선거자금 정치권 유입 관행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경제는 대외 신인도를 중시한다. 정치가 불안하면 경제의 신인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불안한 국내 정치로 인해 신인도가 추락해 국가경제 재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멕시코와 아르헨티나 등의 사례가 이를 잘 말해 준다.

외국기업의 국내 투자 활성화와 꾸준한 수출 증대 및 내수 진작 모두 정치 안정의 바탕 위에서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인식이 확산될 때라야 가능하다.

정치는 기업의 경쟁력이 향상될 수 있도록 까다로운 규제를 풀어주는 등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 주고, 기업은 불법정치자금으로 이권 등 각종 혜택을 누리려는 생각을 완전히 털어버려야 한다.

사실 정경유착에 관한 한 우리나라 기업 역시 3류 수준이다. 기업은 돈 정치의 책임이 정치권에만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그렇지가 않다. 정치권이 먼저 기업에 손을 벌리는 것도 잘못이지만, 기업 스스로 보험금 형태의 정치자금을 정치권에 내밀어온 관행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3류정치론은 새삼스런 게 아니다. 10년 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의해 처음 제기돼 정치권에 파문이 확산됐었다. 만약 당시 정치권이 이를 전면 수용하고 환골탈태했다면 이미 깨끗한 정치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을 것이다.

늦었지만 대검의 불법대선자금 수사와 각종 비리혐의에 연루된 정치인 등에 대한 엄정한 수사 및 사법처리가 그 시발점이 돼야 한다. 검찰과 정치권, 그리고 기업은 이번에야말로 진짜 돈 정치를 끝장내야 한다는 국민의 소리를 외면하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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