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데이트-제주를 부르는 가수 유상봉·박경환씨
문화 데이트-제주를 부르는 가수 유상봉·박경환씨
  • 오재용
  • 승인 200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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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감성으로 제주 품은 ‘재주소년’
박경환씨 제주대 2학년 복학·유상봉씨 한라대학 입학
지난해 '올해의 신인' 평가…'섬'등 제주 소재 곡 수록


제주를 사랑하기에 제주를 품고 노래하는 ‘재주소년’.
포크 듀오 ‘재주소년’ 유상봉(21).박경환(20)씨는 소년의 나이를 이미 지나버렸다. 그러나 이들은 소년 같은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노래하고 싶단다.
‘재주소년’은 원래 ‘제주소년’이었다가 ‘재주+제주’를 합쳐 ‘才洲少年’으로 바꿨다.

“저는 올해 제주대학교 철학과에 2학년으로 복학하고, 상봉이는 올 3월에 한라대학 생활음악과에 입학해요.” 경환씨는 제주대에 입학하면서 인문학부 노래 동아리 ‘노래마을’ 멤버로 활동하기도 했으나 지난해 11월 음반을 내고 본격적인 첫 무대를 제주에서 여는 셈이다.

음반이 나오게 된 데는 둘이 함께 한 2002년 여름 3박4일간 제주도 일주 자전거 여행의 영향이 크다.
“여행 후 서로의 집을 오가며 소음을 막으려고 컴퓨터에 이불을 뒤집어씌우고 작업한 끝에 완성한 CD가 기획사의 눈에 띄었어요.”

이 음반에는 ‘섬’, ‘간만의 외출’, ‘귤’, ‘수학여행의 마지막 아침’ 등 제주를 소재로 하고 제주에서의 생활을 담은 곡들이 들어 있다.
특히 ‘섬’은 경환씨가 제주대에 입학하면서 제주에서의 자취생활 동안 느꼈던 외로움과 두려움 등을 표현한 곡이다.

꾸밈없는 보컬과 서정적인 기타 반주가 인상적인 곡들은 스무 살의 때묻지 않은 감수성을 느끼게 한다. 촉촉하고, 풋풋한 이슬을 가득 머금은 어슴푸레한 새벽의 공기처럼 신선하다.

앨범 사진에도 정겨운 돌담과 등대 등 우도의 아름다운 풍경이 담겨 있다.
지난해 ‘전문가가 뽑은 올해의 아티스트’ 설문 결과에서 일부 전문가는 이 음반을 ‘올해의 앨범’으로 꼽았고, 어떤 이는 ‘올해의 신인’ 또는 ‘과소평가된 아티스트’라 평했다.

그러면서 “1980년대 포크 듀오 ‘어떤날’의 환생”이라고 했다.
경환은 2002년 11월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 나가 동상을 받았다.
“상을 받고 ‘이제 음악을 본격적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마침 기획사에서 전화가 온 거예요.” “유재하음악제가 열리기 전인 2002년 봄에 개최된 아라가요제에서는 쑥스럽게도 입상하지 못해 많이 실망했었죠.”

이들은 벌써 자작곡이 수십 곡쯤 된다고 했다. 제주와 관련된 곡들만 묶은 ‘홈레코딩’ 미발표 앨범도 갖고 있다.
음반 출시 이후 이들은 무척 바빠졌다. 다음달 1일 홍대 앞 라이브클럽 ‘사운드 홀릭’에서 단독 공연을 가질 계획이고 대구.부산.광주 등 지방공연도 잡혀 있다. 또 한 달에 한 번 대구 모 방송국 라디오 프로그램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해 공중파로 팬들에게 인사도 할 계획이다.

“학기가 시작되면 제주로 활동 무대를 옮겨야죠. 제주에는 라이브클럽이 없어 아쉽지만 조그만 공연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좋은 연주와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제주지역 팬들에게 다가서는 기회를 자주 마련할 계획이에요.”

사춘기의 예민한 감수성에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조용하고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을 닮아가는 ‘재주소년’의 로맨틱을 사랑하게 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