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선거철, 공직은 본분 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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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신진대사(新陳代謝)는 생명체의 필수 요소이다. 동의보감을 보면 ‘불통즉통 통즉불통(不通卽痛 通卽不痛)’이라는 구절이 있다.

‘통하지 못하면 아픈 법이고, 통하게 되면 아프지 않다’는 말이다.

사람이든 조직이든 상하지 않고 건강하기 위해서는 순환이 원활하게 진행돼 신진대사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한 국가의 근간인 공무원 조직에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심각한 상태로 발전해 결국 나라 전체가 활력을 잃으면서 붕괴되는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다.

공직자는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의 복리증진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이기에 그렇다.

그래서 공직자는 스스로의 자긍심과 권익을 위해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신분과 정치적 중립 등을 보장받고 있다.

어제(2일)부터 도지사 및 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예비후보자들의 등록을 시작으로 바야흐로 6.2 지방선거전이 본격화 됐다.

오는 6월 2일 전국적으로 일제히 치러지는 제5회 지방선거는 중앙 정치무대나 지방에 모두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싫든 좋든 이번 지방선거는 현 정권에 대한 중간 심판이자 앞으로의 정국 구도를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2012년에 치러지는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와 제18대 대통령 선거에 앞서 민심의 향방을 파악할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하는 선거이기도 하다.

이에 제주지역 공무원들은 이제 선거의 굴레로부터 벗어나 ‘봉사자상(像)’을 구현하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공무원의 선거개입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선거가 끝날 때마다 ‘공신’들의 논공행상에 휩싸여 공무원들의 승진잔치를 벌여온 게 사실 아닌가.

게다가 선거운동을 거들지 않고는 승진할 생각을 하지 말아야한다는 게 제주 공무원사회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래서 지방선거가 공무원 선거란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구조적 병폐를 근절시키지 않고서는 지방분권도 특별자치도도 건강하게 뿌리내리기 어렵다.

이런 마당에 지난 달 26일 시민매니페스토만들기 제주본부가 ‘민선5기 지방선거 제주도민 10대 아젠다와 120개 정책공약’을 도내 주요 정당대표들에게 전달한 것은 의미가 크다.

더욱 주목할 것은 이날 정당대표들도 매니페스토 실천을 서약, 이번 선거를 정책선거로 치르겠다고 다짐해 환영받고 있다.

때 맞춰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도 이번 지방선거를 정책선거로 치르기 위해 홈페이지에 ‘공약은행’을 개설, 공명선거 의지를 높이고 있다.

신임 박천화 제주지방경찰청장도 “선거사범을 검거하는 데 기여한 직원은 모두 특진시키겠다”며 불법 선거사범에 대해 강력한 단속의지를 밝혔다.

이러한 일련의 의지표명에도 공무원의 신분을 망각한 채 선거에만 매달리는 얼빠진 공무원들이 있다면 제 밥그릇만 걱정하는 ‘철밥통’의 이미지를 영원히 지울 수 없을 것이다.

공직자는 흔히 공복이라 불린다.

다시 말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심부름꾼이라는 것이다.

부정과 부패, 비리와 불법, 도덕적 해이 등 암적 세포들이 우리 사회에 난무하더라도 흔들리면 절대 안되는 존재이다.

<함성중 편집부국장 대우·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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