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병의 날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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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년 전 오늘(9월 1일)은 해병대 3.4기생 3000여 명이 불법 남침한 공산도당들을 몰아내기 위해 제주 산지항 부두에서 LST에 승선, 싸움터로 출정한 역사적인 날이다.

우리 중에는 여교사와 여학도병도 126명이나 있었다.

이들은 일반병과로는 우리나라에서 첫 번째 여군이 아닌가 생각된다.

오죽이나 다급했으면 꽃다운 여학생이 책가방을 내려놓고 군복을 입어 총을 들고 출정하지 않으면 안되었겠는가.

해병대 사령부와 모든 병력 1000여 명도 같이 출정했다.

6.25 남침 10여 일 만에 대구와 부산 사이 낙동강변과 제주도만을 남겨두고 전 국토가 북한 공산도당의 수중에 들어가고 말았다.

이러한 위기에 지식층 도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예전에 신라의 젊은 화랑도들이 신라사랑 정신으로 통일을 이룩하였듯이, 남여노소 할 것 없이 힘을 모아 밀려 들어오는 적을 몰아내야 한다며 총동원을 역설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을 알리기 위해 가두방송은 계속됐다. 여기에 제주청년과 학도병 3000여 명이 1950년 8월 해병대에 입대하여 3기생은 제주와 모슬포에서 교육훈련을 받았고, 4기 학도병은 학교 군사훈련 받은 것으로 간주하여 출정했다.

우리 해병대 3.4기 중에는 3대, 4대 독자도 있었고, 형제 동시 입대자, 당시 군수, 제주도국장이 아들도 같이 입대했다.

가난한 농부, 잘사는 부자, 고위층의 외아들도 다같이 평등한 국민으로 참전했다.

어떤 전우의 어머니는 9월 1일 산지항 부두에서 출정하는 두 아들의 손을 잡으며 미리 출정한 형과 함께 3형제가 전쟁이 끝나면 서로 손잡고 집으로 돌아오라고 간곡히 애원하였다고 한다.

또한 교사 네 사람이 같은 교무실에서 2세 교육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나라를 구하는 일이라며 혈서지원을 했고 스승과 함께 같은 장소에서 중학생 제자가 혈서지원을 하는 등 개개인의 혈서지원 입대가 이어졌다.

이것은 해병대 3.4기생이 아니고는 다른 지역 타군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일이라 생각된다.

‘그 시기 상황으로서는 병역을 모병할 곳은 제주도와 부산 지구뿐이었다. 해병대가 제주도에 주둔했던 것이 얼마나 다행이었던가! 제주청년과 학도병 3000여 명 모병한 것이 해병대가 발전하게 된 원동력이 되었다고 보아진다(신현준 초대 해병대 사령관의 글).’

초대 해병대 사령관 신현준 대령은 북초등학교 과장 입대식에서 이렇게 훈시했다. “학도병 제군! 학업을 멈추고 펜 대신 총을 들어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구하겠다는 결심을 해 준 그 용기에 대하여 고마움을 표하며 감개무량하다.

그러나 불법 남침한 공산도당을 몰아내기 위해서는 최강군이 되어야 한다. 최강군이 되기 위해서는 끈기와 용기 그리고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 어떠한 일에도 져서는 안되면 반드시 이겨내야 한다.”

신 사령관 훈시는 한마디로 ‘해병대의 혼’을 심어주려는 것이 핵심이었다. 끈기, 용기, 인내심을 기르는 극기훈련은 해병대 창설동지회 선배들, 그리고 1기와 2기 선배들이 실천하였고, 우리 3.4기생에게도 그대로 옮겨져 ‘무적해병’, ‘상승해병’이라는 명예로운 호칭이 오늘에도 빛나고 있는 것이리라.

인천상륙작전은 맥아더 장군의 지휘 아래 세계 최강부대 미해병대와 한국해병대가 합동으로 참전하여 성공리에 이뤄졌고 계속 진격하여 적이 사수방어선인 연희고지에서 치열한 전투 끝에 서울에 입성, 완전히 탈환 수복했다.

당시 중대장이었던 강복구씨(예대령)는 이렇게 말했다.

1950년 8월 이 나라가 큰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청년과 학도병으로 입대했던 3000여 명이 우리 해병대를 실질적으로 키운 밑거름이 되었다.

또한 이들은 강인한 인내력, 형제적 단결력, 왕성한 감투력은 ‘무적해병’의 표본이 되었다.

위와 같은 제주 해병 3.4기생들에 대한 희생적 정신을 후대에 잇겠다는 취지로 ㈔해병대전우회 제주도연합회에서 제주도 모든 해병들의 뜻을 모아 작년 9월 1일 제주 해병의 날을 선포해 주신 데 대하여 경의를 표하며 도민들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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