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 최강 쿠바 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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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배구가 올림픽 3연패 신화에 빛나는 세계 최강 쿠바를 무너트렸다.

한국은 31일(이하 한국시각) 독일 슈베린에서 개막된 제14회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 예선리그 D조 첫 경기에서 세터 강혜미의 정확한 토스가 레프트 구민정, 최광희(이상 16점)의 강.연타와 장소연, 정대영(이상 11점)의 속공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쿠바를 3대2(25-20 18-25 20-25 25-21 15-12)로 물리쳤다.

한국이 시드니올림픽에서 3연패와 함께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그랑프리-월드컵)을 달성한 최강 쿠바를 꺾은 것은 1984년 일본NHK배 이후 대(對) 쿠바전 25연패를 마감했던 1997년 그랑프리 이후 이번이 3번째다.

한국의 이날 승리는 무엇보다 여자배구가 국내에서 인기를 잃고 실업팀 연쇄 해체로 사활의 기로에 선 상태에서 이뤄냈다는 점에서 기적과 다름없다는 평가다.

한국은 이번 대회와 부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노장을 중심으로 국내의 암담한 현실에 염증을 느낀 선수들의 이탈로 대표팀을 꾸리기조차 어려울 정도였다.

한국배구의 가능성을 확인한 이날 쾌거는 강한 서브를 주문한 유화석 감독의 대응전술과 톱니바퀴가 돌 듯 꽉 짜인 조직력, 그리고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이 빚어낸 합작품이었다.

한국은 빠르고 묵직한 목적서브에다 ‘살림꾼’ 이명희의 노련한 네트플레이로 초반 쿠바의 예봉을 꺾으며 첫 세트를 따냈다.

올림픽 우승 후 세대교체를 단행한 쿠바는 루이스(27점), 산체스(24점)의 ‘쌍포’를 앞세워 2, 3세트를 내리 땄지만 이후 한국의 끈질긴 수비 투혼에 체력이 떨어지면서 조직력까지 흔들렸다.

대회 전 강훈련으로 체력을 끌어올린 한국은 4세트 중반 이후 장소연과 정대영이 버틴 센터 블로킹에서 단연 우위를 보인 가운데 구민정의 C속공과 최광희의 오픈 강타가 상대의 허점을 파고들었고, 끝까지 경기의 주도권을 쥔 채 쿠바를 압도했다.

유화석 감독은 경기 후 몰려드는 외신들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국내 배구 인기 회복이라는 ‘꿈’을 안고 독일에 왔으며, 오늘 승리로 꿈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감격해 했다.

1974년 세계선수권 역대 최고인 3위를 차지한 뒤 1994년 4위, 1998년 9위로 하향세를 걸어온 한국은 1일 루마니아와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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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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