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팅(Fitting)이 아쉬운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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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매체를 통해서 붐을 일으키고 있는 ‘얼짱, 몸짱’에 대해 브레이크를 걸고 싶다. 그 이유는 패드(fad)의 한 현상으로 빨리 유행하고 빨리 사라질 거라 추측했건만, 마치 1960년대의 시대상과 같이 의도적인 사고의 부재를 위한 한 방법인지 아무튼 시각적인 것만을 부각시키는 매스컴의 파워가 그렇게 막강할 줄은 몰랐다.

물론 패션이란 대중의 승인이 반드시 있어야만 생명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많은 대중들이 수용한다고 해서 내용이 없는 형식을 중요시하는 외모지향주의에 찬사를 보낼 수 없음을 피력하고자 한다. 더불어 혹시 패션디자이너도 몰개성적인 행위에 동참한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의 마음으로 더욱 착잡하다.

우리는 흔히 21세기를 문화의 시대, 3D(Digital, DNA, Design)의 시대라고 말한다. 또한 소프트 파워의 시대, 감성의 시대로서 내용보다는 형식과 외관이 더 발휘되는 패션과 디자인이 부각되는 시대라고도 표현한다.

그러나 필자는 제자들에게 강조한 바와 같이, 패션디자인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이 입는 옷을 만들되 편한 기능성과 아름다워 보이는 미를 표현하는 것이므로, 디자인이란 일정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형을 만들기보다는 형과 내용의 이중구조 조합으로 부적합한 변수를 없애는 것이며 어느 특정한 상황에서 최적의 상태를 찾는 것이라고 기술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디자인은 최종적으로 사람의 조건에 알맞아야 하며,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각 시대의 생활 조건에 적합한 기능적인 편리함과 아름다움이 추구되어야 한다. 또한 대중의 사용을 전제로 하는 개성과 대중과의 조화를 이루는 보편성의 의미도 지녀야 하는 등 그 어떤 조건도 무시할 수 없고, 고루 갖추어야 하는 중요한 사항이다.

따라서 좋은 디자인이란 그 본연의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나타날 수 있는 제한조건이나 지침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한 최선의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한 예로, 뚱뚱한 여성을 위한 의상을 만들고자 한다면, 디자인은 뚱뚱한 사람이라는 제한 속에서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디자인을 해야만 한다.

그러나 어렵고 혼란한 우리의 현실을 보면, 의복은 사회, 경제, 정치가 반영된 진지하고 보수적인 이미지로 디자인되기보다는 오히려 전세계적으로 대중문화적인 측면을 강조한 대담한 노출과 로맨틱하면서 현란스러운 옷들의 등장을 수용하고 있는 점이 참으로 안타깝다.

문제의 해결사인 디자이너는 무조건적인 패션 트렌드의 형식에 너무 치우쳐서 시대정신을 외면하지 말고 직면해 있는 문제점에 대한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렇다고 현대인의 감성이 더욱 개성화되고 고급화됨에 따라 창의적이고 시대적 감성에 부응하는 고도의 디자인 요구를 무시하라는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이 현대인의 문제 해결을 위한 하나의 디자인이 제품으로 완성하기까지 거쳐야 할 과정이 단계별로 매우 중요하다.

우선 현대인의 욕구를 인식하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해서 하나의 형태를 가진 대상을 제안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서 정보를 수집.분석하여 아이디어를 전개해 나가는 아이디어의 발상과정과 검증된 아이디어를 실제 디자인으로 전개하는 디자인의 발상과정을 거쳐야만 하고, 디자인을 전개하기 위해 선택된 아이디어는 반드시 타당성을 검증해야만 한다.

필자는 문제해결에 대한 타당성 검증에 반드시 필요한 피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피팅이란 맞춘 것같이 잘 맞도록 하는 행위를 말하며 안성맞춤이란 단어와 유사하다고 본다.

안정맞춤이란 제짝이 아니었던 것을 갖다 맞출 때 매우 잘 맞음을 비유할 경우 흔히 사용하는 단어이다. 그만큼 어떤 구조나 제도, 인재가 상황에 아주 잘 어울릴 때 이런 말을 쓸 수 있으므로, 요즘처럼 정치, 사회, 경제의 수많은 문제점들에 새롭고 과감한 피팅 시도를 통한 결과인 안성맞춤이 아마도 해결의 한 단어가 되지 않을까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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