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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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作心)은 새롭게 마음을 먹는 것이다. 주먹을 단단히 쥔 심정과 마찬가지다.

새해 벽두에 이렇게 마음을 별렀다.

마음에 새긴 화두는 기본(基本)에 충실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벌써 50일 이상 흐른 지금 그 매서운 결심은 간데없다.

품은 마음이 사흘을 못 간다는 작심삼일(作心三日)이 잘도 흘러간다.

철학자들은 우리의 마음은 늘 자신의 마음을 배반하고 등진다고 말한다.

기본이 확고히 서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매사 기본이 흔들리면 희망이 뿌리내리기 어렵다고도 말한다.

오늘 아침 문득 새해 벽두의 작심을 돌아보게 된다.

▲어쩌면 우리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잊어버리는 것이야말로 삶을 올바르게 상기시킨다는 잠언(箴言)도 있다.

창조적인 두뇌를 소유한 사람들은 잊어버리는 것에 익숙하다고 한다.

잘 기억하려면 잘 잊어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인간의 망각은 오묘하다.

잊어야 할 일은 기억하고, 기억해야 될 일은 잊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남에게 아픔을 준 일은 잊어버리기 일쑤고, 남에게 베풀었다는 점만 기억해내곤 한다.

게다가 아픈 추억을 있게 한 사람을 오래 기억하며 미움과 원망으로 살아가곤 한다.

망각과 기억 사이, 삶의 기본이 부족한 탓일 터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위기를 이야기한다.

경제가 그렇고, 정치가 그러하며, 앞으로 살아가야할 인생도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기 일수록 정석(定石)은 기본에 충실함이 아닐까 한다.

서로 신뢰하고 약속을 지키는 일은 기본을 확보함에 다름 아니다.

우리 모두에겐 각자 특유의 향기가 품어 나온다. 이른바 ‘사람의 향기’다.

화장품 향수에서 나오는 향기는 매혹적이지만, 샤워 한 번이면 사라지고 만다.

가장 멋지고 매력적인 사람은 외모가 출중한 사람이 아니라는 의미다.

행복전도사 최윤희씨는 마음의 통장, 즉 적심(積心) 통장을 많이 쌓아두는 사람이 가장 멋지다고 주장한다.

많은 사람들을 신뢰하며(신뢰의 통장), 용서하고(용서의 통장), 약속을 지키며(약속의 통장), 칭찬하고(칭찬의 통장), 어떤 상황에서도 웃으며(웃음의 통장) 살아가는 삶이 그것이다. 기본적으로 마음먹기에 달린 삶이다.

그래서 다시 작심해볼까 하지만 마음이 또 배반할 만 같다. ```

<김범훈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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