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FTA 예상피해 조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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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제주감귤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나 될까. 유감스럽게도 아직까지 이렇다 할 피해 예상 규모가 나오지 않고 있다. 감귤 농가들은 이래저래 속이 타는데 제주도의 FTA 대응 자세는 미온적이다.

도대체 본도 생명산업인 감귤이 어떤 피해를 볼지 모르는 상황인데 지금껏 예상되는 피해 조사마저 이뤄지지 않았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물론 직접적인 피해를 보게 되는 포도, 키위, 복숭아 등과 달리 감귤은 미미한 수준의 간접적인 피해가 예상된다는 농림부의 분석이 나오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농림부의 분석을 근거로 감귤 피해는 별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제주도의 소신 없는 예측은 파장의 우려를 과소 평가한 무사안일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감귤 수확시기에 칠레산 포도가 대량 유입될 경우 감귤 소비가 줄어들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소비가 크게 줄 것인지, 적은 양에 그칠 것인지가 문제일 뿐 소비 감소는 명약관화한 일이다. 포도 대량 유입으로 인한 과일소비 대체효과를 안이하게 평가하는 것 자체가 큰 잘못이다.

이미 제주산 감귤은 딸기 등 겨울과일의 대거 시장 진출로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사례에서 보듯이 칠레산 포도가 감귤 소비를 크게 위축시킬 것은 보나마나다.

직접 피해냐, 간접 피해냐를 따지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다. 결과적으로 감귤 소비가 줄어들고 가격이 떨어지면 감귤농가가 직접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제주도는 즉시 FTA로 인한 감귤 예상피해 조사에 들어가야 한다. 연차별 피해 예상 규모를 분석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하는 게 순서다.

구성될 제주도 FTA대책수립실무반은 우선 이 업무부터 펴야 한다. 객관적인 피해 예측 자료를 통해 감귤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부터 제시해야 한다.
추진 중인 감귤원 폐원사업 확대 역시 FTA 대책과 연계하는 게 바람직하다. 폐원 사업비의 국고지원 증액 요구를 위해서도 객관적인 피해규모 조사 자료가 절대 필요하다.

농가의 희망대로 재배 면적을 더 줄이고 품종을 개량해 고품질 감귤을 생산하는 것 외에 감귤 경쟁력 제고 방안은 없다. 아울러 여기에는 대규모 국고 지원이 전제돼야 한다. 제주도는 FTA를 이러한 현안을 해결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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