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災에 人災 겹친 대재앙
天災에 人災 겹친 대재앙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엊그제 전국을 강타한 태풍 루사의 상처는 너무 크고 깊다.

태풍의 규모와 위력은 1959년 한반도를 휩쓴 ‘사라’ 버금이지만 동반한 폭우의 강수량은 최대치를 기록할만큼 어마어마했다.

강릉지방은 하루 898㎜의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전국 대부분이 200~300㎜ 이상의 폭우를 퍼부었다.

태풍 루사의 풍-수(風-水) 양면 강타로 철로가 끊기고 절개지에 산사태가 일어났으며, 강이 범람하고 저수지의 둑이 터졌다. 이로 인해 강릉의 신석마을 같은 곳은 모든 것이 물에 떠내려가 마을 자체가 사라졌다.

지난달 집중호우 때 온 마을이 물에 잠겼던 낙동강 수계 일부 마을 주민들도 채 악몽이 가시기 전에 다시 수해를 만나 망연자실이다.

결국 태풍 루사는 전국적으로 180여 명의 사망-실종자와 7만여 명의 이재민을 냈다.

건물 2만5000여 채와 농경지 8만5000여 ㏊를 침수시켰고, 수많은 어선들을 침몰시키기도 했다.

아마 사상 최대 규모의 재산피해가 될 전망이다.

물론 기록적인 폭우를 동반한 대형 태풍 피해는 천재(天災)다.

그러나 거기에는 인재(人災)까지 겹쳤다. 피해가 더욱 큰 것은 그 때문이다.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국토 파괴, 사고의 소지를 남겨 둔 도로 등 개발사업 뒤의 허술한 끝마무리, 사전 위험지구 진단이나 하상(河床) 관리의 소홀 등으로 강이 범람하거나 강둑이 무너지고, 산사태가 일어나 운행중인 차량이 무더기로 매몰됐다면 그것은 분명 인재다.

치산치수(治山治水)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을 교훈 삼아 앞으로는 천재에 겹친 인재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최종 집계되면 인명-재산피해 규모가 훨씬 불어나게 될 것이다.

이제는 태풍피해 복구에 정부-정치인-국민 모두가 발벗고 나설 때다. 정부는 각 지방 피해 현장에 재해복구비와 보상비를 신속히 내려보내야 하며, 예산이 부족하면 충분한 액수를 조속히 추경예산으로 반영해 주어야 한다.

국회도 이에 적극 협조하기 바란다. 국민들 또한 십시일반 이재민돕기에 동참해 주기 바란다.

특히 재해 뒤에는 질병이 따르기 마련이다.

충분한 소독과 약품 준비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되지 않도록 전염병 예방에도 철저를 기해야 하겠다.

정치권에서도 이재민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소모적인 정쟁을 중단해야 마땅하다.

재해현장의 참담함을 외면하고 싸움질만 하는 꼴은 보기에도 민망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