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제국의 멸망과 납 화합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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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제국의 역사를 변화시킨 주역은 초산납일 것이다. 납(Pb)은 2000년 전 로마제국에서 가장 중요한 원소 중의 하나이었다. 그 당시 로마는 정교한 연관이나 수도관을 마련하기 위해 매년 약 60,000톤의 납을 사용하였다.

로마제국 시대의 국민들은 고농도의 납에 노출되어 그들의 뼈가 상당히 오염되어 있었다. 로마인들에게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 주원인은 연관이라기 보다는 포도주이었다. 그들은 천연효소를 사용하여 포도주를 만들었기 때문에 신맛이 강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도주 제조업자들은 단맛을 내는 사파(sapa)를 첨가했으며, 이것은 포도쥬스를 납주전에서 끓여 만들었다.

포도주를 달게 만드는 이 감미료는 현재 초산납(일명 ‘납설탕’이라고 칭함)이라고 명명하는 것이다. 그 당시에 감미료인 사파는 식품제조에도 이용되었으며, 그 시대의 조리법 중 약 20%에 첨가되었다.

포도주를 과량으로 마신 황제를 비롯한 관리들의 정신적인 불안정은 로마제국을 멸망하게 만든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물론, 황제들의 특이한 체질 증상은 납중독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 당시에는 로마의 지배계급조차 통치자들을 괴롭혔던 정신적 불안과 여성들의 불임이 사파의 이용과 관련된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 그래서, 단맛을 선물하지만 죽음을 초대하는 화합물, 납설탕 때문에 역사의 수레바퀴가 곤두박질했던 것이다.

염기성 탄산납은 쉽게 얻을 수 있는 흰색 물질로 최근까지도 페인트 염료로 사용되었으며, 오래된 집들에서 상당한 정도의 납이 존재하는 것은 벽과 천정에 납이 든 페인트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런 유사한 물질이 화장품에도 사용되었다. 이런 측면에서 납화합물을 생산하는 공장은 “하얀 공동묘지”로 알려져 왔다. 또 납화합물은 도자기류의 유약으로도 사용되었다. 그 그릇에 음식을 준비하면 납이온이 녹아나올 수도 있다.

흡수된 납의 95%는 뼈에 있는 칼슘과 치환하기 때문에 몸에 납이 쌓이게 된다. 뼈에서 납의 반감기는 25년 정도이기 때문에 뼈에 축적되는 납 중독은 아주 오랫동안 문제거리로 남는다.

납은 헤모글로빈 합성을 방해함으로 빈혈의 원인이 되며, 이의 높은 농도에서 신장 장애, 경련, 뇌손상, 그리고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이는 신경계통에도 영향을 미치고, 최소기준치보다 많은 양의 납에 노출된 어린이들의 지능지수가 감소한다는 보고도 있다.

왜 납 중독에 관해 걱정을 많이 할까? 음식, 물, 공기 등으로부터 섭취하게 되는 양은 거의 위험수위에 육박하고 있다. 물에는 납화합물이 녹아 있을 수 있고, 식물들은 흙에서 납을 흡수한다.

인간들에게 정신적 착란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중금속의 죄는 아닐 것이다. 그것은 오직 과학에 대한 무지와 탐욕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사람에게 100% 죄가 있다. 과학의 토양에서 과학적 삶이 가장 지혜로운 삶이며, 건강의 파수꾼이다.

제주대학교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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