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세 환급제와 대통령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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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가 명실상부한 특별자치도로 거듭나고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제도를 고치겠다.”… “제주는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열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7년 대선 후보 당시부터 제주에 대한 특별한 애정과 기대를 갖고 있음을 여러 차례 피력해 왔다. 무엇보다 ‘특별자치도다운 특별자치도’를 역설했으며 ‘국제관광도시’로의 새로운 도약을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취임 당시 실용 리더십을 앞세운 이 대통령을 바라보는 도민들은 부푼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2010년 제주 도민들은 여전히 기대감에 목말라 있다.

명실상부한 특별자치도를 만들겠다는 비전이 아직도 ‘공허한 메아리’로 들리기 때문이다.

시간을 되돌려 짚어보자. 특별자치도 3단계 제도 개선 역점 과제로 추진했던 도 전역 면세화와 법인세율 인하는 아예 무산됐고 항공 자유화 역시 활용 불가능한 특례로 전락했다.

4단계 제도 개선 과제도 국세 자율권과 관광객 카지노 등의 핵심 사안은 사실상 배제돼 ‘특별함 없는 특별자치도’라는 냉소적 시각만 키웠다.

도민들을 더욱 허탈하게 만드는 대목은 또 있다. 최근 ‘관광객 부가가치세 사후 환급제 도입’에 대한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의 ‘딴지 걸기’식 반대 입장이 그것이다.

부가세 환급제는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소비하는 음식과 숙박, 입장료, 렌터카 등의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부가세 감면을 통해 관광 활성화를 견인하기 위한 규제 완화 특례다.

하지만 기재부가 조세체계 혼란과 지역 형평성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부가세 환급제는 무산 위기에 놓여있다.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 랑카위의 면세제도 정책을 감안한다면 해당 부처에서 내놓은 반대 논리 치고는 참으로 옹졸하기 그지 없다.

사실 따지고 보면 부가세 환급제는 4단계 제도 개선 핵심 과제가 배제되면서 마지막으로 꺼낸‘차선의 카드’라고 할 수 있다. 특별자치도에 걸맞는 파격적인 규제 완화라는 ‘최선책’이 아니라, 시범 실시라는 완충 방안으로 제시된‘차선책’이라는 얘기다.

더욱이 부가세 환급제는 그동안 ‘제주도 전역 면세화 도입방안’으로 검토돼 실현 가능성과 국가 영향 최소화 등을 검증 받은 최적 모델로 정부와도 협의를 거친 사안이다.

그런 사안을 이제 와서 ‘수용 불가’ 한다면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다. ‘정권 교체에 따른 특별자치도 홀대론’이 나오는 것도 납득이 간다.

여기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부가세 환급제가 ‘관광객’을 위한 제도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 즉 대한민국 국민과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궁극적으로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국가 관광산업 발전과도 연관된 국가 정책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부가세 환급제는 제주관광에 있어서도 ‘제주는 면세지역’이라는 상징적인 효과가 큰 메리트다.

이런 점에서 국가 발전과 지역 성장을 동시 충족시킬 수 있는 부가세 환급제에 반대하는 기재부에 되묻지 않을 수밖에 없다.

‘부가세 환급 반대 입장이 국가 조세 체계를 위한 일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더 많은 국민 편의와 국가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데도 도저히 시도해 볼 수 없는 사안이냐고…’

부가세 환급제 문제를 굳이 정치화 하려는 모양새도 바람직하지 않다. 사실 이번 문제는 정치적 사안이기에 앞서 특별자치도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와 정부의 의지와 직결되는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리더십은 국민이 가려운 곳을 한번 더 생각하고 고민한다. 지금 제주 도민들이 가려운 게 무엇인지 안다면 결정은 오히려 쉽지 않을까.<김태형 경제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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