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개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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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에 접두어 ‘개’는 참 것이나 좋은 것이 아니고, 함부로 된 것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 말은 개(犬)에서 비롯된 것인데, ‘개’란 말에는 남의 앞잡이가 되어 끄나풀 노릇을 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뜻도 포함돼 있다.

개살구, 개나발, 개죽음, 개꿈처럼 이 접두어 ‘개’는 진짜가 아닌 가짜, 진품이 아닌 위품, 보잘것이 없거나 변변치 못함을 나타낸다.

‘개(犬)’의 의미가 어느 정도로 나쁘게 묘사되고 있는지는 ‘개똥’을 보면 안다. 상놈 중에 행세가 아주 더러운 상놈을 말할 때는 ‘개똥 상놈’이라고 할 정도다.

▲‘개떡같다’는 말이 있다.

개떡은 노깨, 메밀속나깨, 거친 보리싸라기 등을 반죽하여 납작납작한 반대기를 지어 밥 위에 얹어 찐 떡을 말한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개떡같다’고 할 때는 ‘시시하고 보잘것없고 맛이 없는 하잘것없음’을 말한다. 또 ‘개털’(개의 털)이란 말도 개떡과 비슷한데, 착잡하여 가려내기 힘든 경우를 말하거나 너절한 자가 한몫 끼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그래서 ‘개떡같은 세상’이라 하면 하잘것이 없고 별 희망도 없는 그런 세상이라는 뜻이 될 것이다.

아마 그런 세상을 두고 ‘개판’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개’들의 싸움은 다른 동물과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다.

동.서양에서 개싸움(鬪犬.투견)이 오랜 옛날부터 흥미진진한 구경거리였으니 다른 동물의 싸움보다 뭔지 굉장한 볼거리가 되는 요인이 있는 것이 틀림이 없다.

개싸움을 보고 난 뒤에 큰 개를 마주치면 바락 겁부터 날 정도로 그 싸움은 처절하다 못해 참혹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우리말에서 ‘개싸움’은 옳지 못한 행동으로 더러운 욕망을 채우려는 싸움을 일컫는 말이다. 정정당당하지도 못하고 신사답지도 못한 싸움행위를 그렇게 표현한다.

▲제17대 총선거 일정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후보들이나 소속된 정당들은 국민의 미래를 약속하는 새 비전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그저 날마다 상대 정당이나 후보, 또 상대측이라 생각되는 대상을 상대로 비난.욕설.저주를 늘어놓을 뿐이다.

상황이 이러니 도민의 의제(議題,Agenda)를 깊이 생각하는 사람 없고 말 아닌 말장난으로 행세해 보려는 개털만 무성한 것 같아서 안타까운 것이다.

‘개소리’란 말도 이런 때를 뜻하는 것 같다. 아무렇게나 지껄이는 되지 않는 잔소리만 횡행하는 ‘개떡같은 세상’이니….

정말 개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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