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자꾸만 날아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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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을 통해 민심(民心)에서 정치의 줄기를 찾는 것이 오랜 역사가 많은 희생을 치르고 얻어낸 값진 진리다.

조선 선조 때 명상 이준경(李浚慶)이 병환으로 숨을 거두기 직전 임금에게 써올린 글은 찬탄(贊彈) 반탄(反彈)의 우리 정치사회를 되돌아 보게 한다.

“지금 세상 사람들은 큰 잘못이 없고 하는 일이 법(法)에 어긋남이 없어도, 다른 사람의 말이 자기네 뜻과 합당치 않으면 배척을 하고 용납치 않으며 큰 목소리로 당파를 만들어 한치 앞날을 볼 수 없게 만드니 나라가 걱정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부디 전하께서는 말 없는 민심을 꿰뚫어 보셔서 이 치열한 양단(兩斷)을 한가운데로 수렴하옵소서.”

▲‘민심’이란 무엇인가. 어디에 있는 것인가. 민심정치로 역사에 그 덕망을 남긴 이원익(李元翼)이 당파에 편들지 않음을 질책하는 이식(李植)에게 이렇게 말했다.

“조금 앉게나. 가령 두 사람이 술에 취해서 서로 욕하며 언덕 밑으로 떼굴떼굴 구르며 싸운다 하자 다른 한 사람이 말로 타이르다가, 취한 두 사람이 듣지를 않자 직접 달려들어 말리게 되는데 드디어 한덩어리가 되어 구르고 밀고 당기게 되면 어떻게 되겠는가.”

술 취한 두 사람에 비해 싸움을 말리려 한 사람은 힘도 없고 말도 없지만 먼 앞날을 보고 있으니 시비곡절을 알고 있다. 이 사람이 ‘민심’이라는 것이다.

▲민주정치란 바로 민심에 뿌리를 둔 정치인데도 그 정치의 수단인 정당정치 때문에 자칫 당리당략에 눈이 어두워 민심을 등지는 경우가 허다하게 생긴다.

대통령 탄핵이 바로 그러한 경우다. 각종 여론조사결과 탄핵안 가결을 국민이 바라지 않고 있었음에도 야당은 이를 밀어붙였다.

물론 여러 가지 그럴 수밖에 없는 정황이 있었다손 치더라도 민심을 등진 측이 이른바 탄풍(彈風)을 맞게 된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그 결과로 전통의 민주당은 춘삼월 봄바람에 우수수 휘날리는 벚꽃잎 신세가 됐다.

한나라당은 수렁에 빠진 황소꼴이 됐다.

▲여론조사결과를 믿지 못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억울하다고 한다. 정치는 실종되었고 교묘한 대중선동이 판을 치고 있다고 한다.

서귀포시.남제주군 선거구 민주당 현역의원의 불출마 선언, 민주당 제주도당 지부장의 정계은퇴에서는 이런 통한의 말을 남겼다.

도지사도 군수도 탈당을 했다.

모두가 국민의 편에 서겠다고 한다.

새는 날아가는 줄도 모르면서 자꾸만 날아서 간다. 새는 노래하는 줄도 모르면서 자꾸만 노래를 한다.

그래, 모두가 새들인 것을. 철새면 어떠하고 텃새면 어떠하리. 그러나 온갖 새들이 다 날아든다고 좋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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