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대중화 요원하다
골프대중화 요원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그동안 귀족 스포츠로 인식돼 왔던 골프가 최근 LPGA(미국여자프로골프)에서 한국 선수들이 선전을 하면서 대중화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시점이다.

골프 인구만 해도 현재 국내에는 300만명이 넘어섰고 골프장 연간 내장객이 1500만명에 이를 정도로 호황을 맞고 있다고 한다.

제주도에서만도 무려 6000~7000명 정도가 골프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골프가 급속히 대중 속으로 파고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온 국민이 정신적으로 피폐해 있을 때 박세리, 김미현, 펄신, 박지은 등이 미국 무대에서 잇따라 승전고를 울려 국민들이 꿈과 희망을 갖게 하면서 골프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아직도 골프는 여전히 비싼 스포츠의 한 종목이고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만 즐길 수 있는 운동이 되고 있다.

사실 입장요금(그린피)이 일반인에게는 상당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대중화란 말을 하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씁쓸한 맛이 있다.

대중화란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함에도 골프의 현실은 아직이라고 말할 정도로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이유가 뭘까.

그런데 이런 와중에 최근 도내 레이크힐스 제주컨트리클럽이 골프장 입장요금을 기습으로 인상해 대중화로 나가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레이크힐스 제주컨트리클럽은 최근 주말 입장요금(18홀)을 종전 12만원에서 17만4000원으로 기습 인상했다.

이러다보니 회원이 아닌 일반인이 한 번 라운딩하기 위해서는 전동카트 이용료, 캐디피(경기보조원)를 포함하면 20만원 이상이 들어가 대부분 직장인인 주말 골퍼들은 부담이 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더 큰 문제는 레이크힐스 제주컨트리클럽의 요금 인상 문제로만 그칠 것으로 보이지 않아 걱정이다.

항상 요금 인상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다른 골프장들도 이 기회를 이용해 은근슬쩍 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골프장 역시 사기업인 이상,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다양한 경영기법을 동원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겠다.

그러나 지역경제와 골프 대중화를 생각한다면 골프장 자체에서 좀더 심사숙고한 뒤 최소한의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

실제로 도내 골프장들은 다른 시.도에 비해 세금 혜택을 보고 있는 입장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에 의거해 입장요금에 대해 특별소비세와 농특세, 교육세 등을 면제받는 등 타시.도 골프장에 비해 가격 면에서 차별화되고 있다.

이 같은 혜택에도 도내 골프장들은 지난해 10월 한 차례 입장요금을 인상한 적이 있다.

이어 얼마되지 않아 레이크힐스 제주컨트리클럽은 지난 10일 기습적으로 요금을 인상했다가 제주도의 시정권고를 받아 종전대로 환원했다.

그런데 레이크힐스 제주컨트리클럽은 골프장 입장요금을 심의하는 제주도골프장입장요금심의위원회의에서 심의 유보 결정이 내려졌는데도 지난 27~28일 인상된 골프장 입장요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제주도의 시정권고는 아예 먹혀들지 않아 무시당하고 말았다.

그보다도 골프장 입장요금은 시정권고 사항일 뿐 직접 제재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 앞으로 입장요금과 관련해 많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박지은이 지난 29일 LPGA 메이저대회인 크래프트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등 골프가 대중화의 물살을 타려고 하는 중요한 시점인데, 골프장측이 일방적으로 입장요금을 인상한다는 것은 특권층만 골프를 즐기도록 하기 위한 제도로밖에 해석되지 않고 있다.

골프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골프장측이 눈앞에 이익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먼 앞날을 내다볼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할 듯싶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