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안타깝게도 가정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03년 혼인.이혼 통계 결과’는 상식을 뒤엎는다. 한마디로 결혼은 늦게, 이혼은 쉽게 였다. 하루에 485쌍이 갈라섰다. 2002년에 비해 이혼건수가 15%나 급증한 것이다. 부부가 갈라서는 데 ‘성격 차이’가 45.3%로 여전히 수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고부갈등을 포함한 가족간 ‘불화’는 13.0%로 3위로 밀려나면서 ‘경제문제’가 16.4%로 2위로 올라섰다. 경제문제는 외환위기 전보다 3.7배나 늘었다.
이혼에서 ‘돈’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었다.
특히 제주는 인구 1000명당 3.9건으로 인천시 4.5건에 이어 이혼 도시 2위로 나타났다.
▲정부는 급증하는 이혼을 예방하기 위해 이혼 전 전문가 상담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종교계와 여성계, 시민.사회단체는 오래 전부터 가정 회복 운동에 발벗고 나선 상태다.
그러나 위기에 처한 가정을 구조하고 치유하는 길이 멀게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묻지마 이혼’을 결행하는 상당수 여성들을 보자. 이들은 가정이란 구속에서 벗어나 ‘내 삶을 다시 설계하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잖은가.
여성들이 무섭게 변화되고 있는 사실을 우리 사회는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새로운 가족문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가족이 공유하는 가정을 만드는 것이다. 우선은 여가문화에서부터 이를 시작해 보자. 서로 취미생활을 같이 하며, 때론 자녀들이 좋아하는 것을 같이해 보는 것이다. 같이 걷고, 같이 뛰고, 같이 차를 타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움일 것이다. 새로운 가족문화는 여기서 비롯된다. 이번 주말엔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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