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단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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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집이나 회사로 통보된 범칙금 납부통지서를 받아본 사람의 심정은 당해보지 않으면 잘 모른다.

참으로 황당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내가 그런 적이 있었는가 하는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그렇다고 교통법규를 위반해 부과된 범칙금을 내지 않을 방법도 없고 특히나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요즘에는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아 참으로 곤혹스럽다.

▲교통신호 위반과 과속을 가려내기 위한 다기능 무인단속기가 제주지역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해 말 도심지역 주요 교차로에 설치된 다기능 무인 단속카메라에 과속.난폭운전을 하다 적발된 차량이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지방경찰청이 집계한 교통법규 위반차량이 올 들어 지난달 말 현재 5만534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4026건에 비해 무려 62.6%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속도위반으로 적발된 차량은 3만756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7947건에 비해 거의 갑절 가까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호위반 차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늘어난 3261건에 이르고 있다고 하니 가히 다기능 무인단속기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닌 듯 싶다.

▲사실 이 같은 무인단속기에 적발된 차량 운전자는 억울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무인단속기는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은 것 같다.

습관적인 과속.난폭 운전자에겐 다기능 무인단속기가 공포의 대상이 되지만 단속 건수가 급증하면서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 큰 효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 다기능 무인단속기가 모든 역할을 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상당 부분 기여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제로 올 들어 지난 1분기 동안 도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가 598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10% 가량 줄었고 교통사고 사망자도 41.7% 감소했다는 통계만 보더라도 역기능보다는 순기능 측면이 더 높은 듯하다.

다른 지역에서 사는 친지나 친구들이 가끔 하는 말을 들어보면 제주에서는 운전하기가 상당히 어렵다고들 한다.

제주도는 이동하는 거리도 짧고 교통의 흐름도 다른 곳에 비해 수월한데도 운전하기가 어렵다는 것은 그만큼 과속.난폭운전이 많음을 시사해 준다는 점에서 우리 스스로 반성을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조금은 느긋하게 여유를 가지고 운전하는 습관을 갖는다면 교통사고도 줄일 수 있고 살림살이가 어려운 이때 괜한 교통범칙금을 납부하지 않아도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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