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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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중국 연(燕)나라에 ‘죽지 않는 비법을 알고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사람이 있었다.

임금이 그 소문을 듣고 신하를 보내 그 사람을 잘 모시고 오도록 했다.

그런데 신하는 그 사람을 칼로 찔러 죽이고 임금에게 돌아와서 “그 사람은 거짓말하는 사기꾼”이라고 보고했다.

이에 많은 신하들이 임금의 명을 어긴 그 신하를 처벌하도록 상소했다.

임금이 그 신하를 불러 어떻게 사기꾼인 줄 알았느냐고 묻자 신하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가 만일 죽지 않는 비법을 아는 사람이었다면 제가 칼로 찔러도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임금은 그 신하를 처벌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소식을 들은 호자(胡子)라는 사람이 그 사람이 죽은 것을 몹시 아쉬워하며 말했다.

“무릇 비결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비결대로 행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런 비결을 알기만 하면 능히 그대로 행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 법이다.”

다시 말해, 죽지 않는 비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 죽었다고 하여 그 비법이 거짓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그 비법을 가르쳐 주고 죽었다면, 그 비법대로 행할 수 있는 사람은 죽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DJ 정권시절 ‘장관의 성공적 업무수행을 위한 지침서’라는 것이 있었다.

이 지침서 내용 중 실제 장관직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내용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내용도 많아 뒷말이 무성했다.

이를테면 “장관이 거짓말을 하면 퇴임사유가 될 수 있다”며 “정치 사정에 따라 거짓말이 필요한 경우에는 ‘장관이 말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식의 노코멘트 대답을 사용하라”고 권장했다.

즉, 명백한 사실인데도 ‘아니다’라고 잡아떼면 거짓말이 되지만, ‘내가 말할 사안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달아나거나 말을 하지 않는다면 그 말이 거짓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함에 따라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 2기 구상과 맞물려 청와대.내각과 여당의 요직에 누가 포진할 것인지 여권 안팎에서 벌써부터 하마평이 무성하다.

새 총리 후보와 법무부 장관.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에 오랜 정치 관록의 인사들이 물망에 올라 0순위, 1순위를 다투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인사들이 천거될는지 모르지만, 사람의 본질을 알려면 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의 선택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지난날 어떤 선택을 했는지를, 또 어떤 거짓말을 해 왔는지를 잘 살펴보면 그를 알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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