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병확산 노이로제 - '가까이 하기엔 두려운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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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송모씨(40)는 세면 때마다 자신의 수건을 찾느라 한참 헤맨다.
급성 출혈성 결막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초등학생 자녀 등 가족 5명이 각자의 수건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송씨뿐 아니라 도내 대부분 가정의 새로운 풍속으로 자리잡는 추세이다.

▲확산되는 눈병 공포
‘아폴로 눈병’으로 불리는 급성 출혈성 결막염으로 도내 가정마다 노이로제를 겪고 있다.

이는 일부 학교의 휴교 사태로 시작된 급성 출혈성 결막염 환자가 짧은 기간에 도내 학생의 10%에 이르는 1만명선까지 확산되는 등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회사원 김모씨(38)는 어느 날 눈이 침침해서 아폴로 눈병에 걸린 게 아닐까 걱정했으나 시간이 흘러 괜찮아지자 전날 마신 술 생각이 떠올라 피식 웃었다.

그러나 직장에서 눈을 비비면서 ‘나도 혹시’ 하는 동료들이 적잖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주부 양모씨는 요즘 들어 어린이집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의 눈을 살피는 게 주요 일과가 됐다. 자녀가 아침에 깨어나 눈을 비비기만 해도 ‘혹시 우리 애도 눈병에 걸린 게 아닐까’ 하고 겁이 난다.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자녀가 아플 경우 짬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 더 그렇다.

이처럼 도내 가정마다 가족들이 직장, 학교, 공공기관 등을 출입하면서 아폴로 눈병에 전염되지나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직장인은 “전시회에서 만난 친구가 철 지난 선글라스를 쓰고 있어 의아스럽게 생각했는데 결국은 눈병 때문이었다”고 소개한 뒤 “되도록 빨리 헤어지느라 혼났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사안별 대처방안
요즘 유행하는 급성 출혈성 결막염은 엔테로 바이러스 때문에 생기는데, 일반 눈병보다 전염성이 강하고 증상도 심하다.

환자가 만진 전화기 등을 접하고 난 뒤에도 곧바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은 사안별 대처방안을 발표하고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개인의 경우=예방을 위해 흐르는 수돗물에 비누로 손을 자주 씻는 것이 중요하다.

수건이나 개인 소지품 등은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하지 말고, 되도록 사람이 많이 모이는 밀집된 장소에는 가지 말아야 한다.
눈에 부종, 충혈, 이물감 등이 있을 경우에는 손으로 비비지 말고 안과 전문의를 찾아가 진료를 받아야 한다.

△환자의 경우=약 2주간의 전염기간에는 놀이방, 유치원, 학교 등을 쉬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가는 것을 피해야 한다.
또 수건이나 소지품은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하지 말고, 개인용품은 끓는 물에 살균하거나 500ppm 정도의 살균제에 10분간 소독한 후 사용하는 게 좋다.
눈은 되도록 만지지 말고 만지기 전이나 만진 후에는 반드시 흐르는 수돗물에 손을 깨끗이 씻는다.

이 밖에도 학교 등 집단시설에서는 수건 등에 대한 공동 사용을 삼가게 하고, 개인용품에 대해서는 소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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