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부산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북한이 최근 제출한 18개 종목 318명의 선수 명단에는 ‘인민 영웅’으로 불리는 계순희(유도)와 리성희(역도), 함봉실(육상), 리명훈(농구) 등 최정예 선수들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분단 이후 처음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북한 선수단은 ‘남남북녀(南男北女)’라는 말처럼 여자선수들의 강세가 돋보인다.
특히 관심을 끄는 선수는 ‘매트의 여왕’으로 불리는 계순희.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여자유도 48㎏급 결승전에서 일본이 자랑하는 다무라 료코를 제압하고 혜성같이 등장한 계순희는 52㎏급으로 체급을 올린 시드니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차지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이 체급 세계 최강자로 자리매김한 계순희는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대회 2연패를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시드니올림픽 여자역도 58㎏급 은메달리스트 리성희도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58㎏급에는 중국의 세계기록 보유자인 송지주안이 출전하지만 리성희와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여자역도팀을 지도하는 박혜정 감독은 1950~1960년대 일본 프로레슬링계를 풍미했던 ‘전설적 인물’ 역도산의 외손녀인 것으로 알려져 이목을 끌고 있다.
여자마라톤에서는 함봉실과 김창옥이 정상에 도전한다.
지난달 스리랑카에서 열린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여자 5000m와 1만m를 석권했던 함봉실과 방콕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김창옥은 메달 색깔을 놓고 치열한 레이스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시드니올림픽 여자양궁 개인전 준결승에서 한국의 김남순에게 아쉽게 패했던 최옥실은 한국 양궁을 위협할 복병으로 꼽히고 탁구 복식의 김현희-김향미, 사격의 박정란도 유력한 메달 후보다.
여자 단체 종목에서는 축구와 소프트볼에서 메달 획득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던 북한은 당시 15골로 득점왕에 올랐던 리금숙이 걸출한 스트라이커로 한국 축구팬들의 눈길을 사라잡을 것으로 보인다.
남자선수 중에서는 시드니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복싱의 김은철(48㎏)과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의 강용균(54㎏)이 유력한 메달 후보다.
북한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체조에서는 김현일이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배길수의 뒤를 이를 재목으로 평가되고 있다.
남자농구는 235㎝의 장신 센터 리명훈과 박천종 등 4명이 1999년 통일농구 이후 3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으며 남자축구는 지난 7일 열린 통일축구에 출전했던 선수 중 재일교포인 안영학을 제외한 전원이 다시 출전한다.
사상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아시안게임에 출전시키는 북한은 15개 안팎의 금메달을 획득할 것으로 보여 카자흐스탄 등과 치열한 4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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