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는 월드컵, 하나 되는 제주
함께 하는 월드컵, 하나 되는 제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지구촌 축제 남아공 월드컵(6월 11일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7회 연속 본선에 진출한 우리나라는 오는 12일 오후 8시30분 그리스전을 시작으로 아르헨티나(17일 오후 8시30분), 나이지리아(23일 오전 3시30분)를 상대로 사상 첫 ‘원정 16강’에 도전한다.

월드컵은 세계인의 축제이면서도 ‘총성 없는 전쟁’이라 불릴 만큼 치열한 경쟁을 밑바탕에 두고 있다.

월드스타들의 화려한 플레이는 차치하고라도 국가 간 경쟁에 따른 애국심까지 겹치면서 월드컵 기간 전 세계인의 이목은 검은 대륙 아프리카로 향한다.

국가의 명예를 걸고 나선 23인 전사의 일거수 일투족 모두가 관심사이고, 경기에서의 몸동작 하나 하나에 환희와 탄식이 엇갈린다.

축구에 대해 정열적이다 못해 광적인 중남미의 경우 경기 결과에 따라 불행한 상황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라고 예외는 아니다.

벌써 온 국민의 시선은 첫 경기인 그리스전이 열리는 넬슨만델라베이 경기장에 꽂혀 있다.

신문과 방송은 물론이고 인터넷에는 태극전사들의 승리를 기원하는 문구와 함께 치열한 홍보·광고전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에게 월드컵은 남들과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88서울올림픽이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고 다시 서는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렸다면 2002 월드컵은 세계의 한 주역으로 당당히 두 발을 딛고 선 대한민국을 알렸다는 주장도 있다.

사실 서울올림픽 이전 지구촌이 우리를 바라보는 관점은 동족상잔의 전쟁을 겪은 불쌍한 민족이었고, 우리의 모습은 ‘독재’와 ‘돌멩이·화염병’으로 상징되는 저항의 불안함이었다.

서울 올림픽을 넘어 2002 한·일월드컵은 세계인의 눈에 민주화된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주는 계기였다.

서울시청 앞 광장을 비롯해 전국에 물결친 ‘대∼한민국’의 붉은 응원물결은 지구촌에서는 ‘4강 신화’를 넘어서는 하나의 경이였다.

8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이번 월드컵을 바라보는 국민의 감정은 예전과는 다소 다르다.

승부에 집착하던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유쾌한 도전’으로 표현하며 경기를 즐기려는 여유까지 엿보인다.

달라지지 않은 것은 함께하는 응원문화이다.

전국을 붉게 물들였던 거리응원은 올해도 계속된다.

제주에서도 오는 12일 그리스전을 비롯해 17일 아르헨티나전때 제주시 애향운동장과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대규모 월드컵 응원전이 열린다.

이날 도민들은 다양한 공연과 응원전을 전개하며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함께 염원한다.

8년 전에도 거리응원은 있었다.

그러나 치열한 지방선거전이 한창이던 상황에서 거리응원은 함께 했지만 서로 따로였다.

당시 후보들은 똑같은 구호 ‘대∼한민국’을 외쳤지만 그들은 함께하지 못했다.

치열했던 6·2지방선거가 끝났다.

워낙 말도 많고 소문도 무성했던 만큼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도민의 선택이 끝난 지금, 이번에는 다시 한 번 함께 외치는 ‘대∼한민국’ 구호 속에 그 간의 갈등도, 분노도, 아픔도 훨훨 날려 보낼 수는 없을까.

도민들은 승자도, 패자도 함께 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할 것이다.<홍성배 체육부장대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