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은 낚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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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개월간 대통령권한을 대행했던 고건(高建) 국무총리가 “대통령이 큰 강을 건넜으니 말(馬)을 바꾸는 것이 순리”라면서 탄핵정국의 종료와 함께 사의를 표명했다.

이제 그는 새 총리 지명 시점에 40여 년 몸 담아온 공직과 완전 작별하게 된다.

시민단체와의 만남에서 스스로를 ‘고난(苦難) 대행’이라 표현했듯이 그는 대통령 권한을 행사하기가 그렇게 녹록치 않았던 것 같다.

헌정 초유의 국정위기에 대한 중압감 탓에 새벽녘에도 수시로 잠에서 깰 정도로 심리적인 압박감에 시달렸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총리실 주변에서는 “권한대행 때 노 대통령의 영역을 절대 넘지 않았던 고 총리의 모습을 보며 그가 왜 ‘행정의 달인(達人)’이라고 불리는지 잘 알 것 같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한다.

▲‘달인’의 사전적 의미는 학문이나 기예의 어떤 분야에 통달한 사람, 널리 사물의 이치에 정통한 사람, 인생을 달관한 사람, 또는 명인(名人)을 말한다.

고 총리에게 언제부터 ‘행정의 달인’이란 수식어가 따라 붙었는지는 잘 모르나, 그에게 이 이상의 극찬은 없을 것이다. 그는 1961년 고등고시 행정과에 합격한 뒤 내무관료의 길로 들어선 이래 3공부터 노무현 정부까지 7명의 대통령을 모셨다.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교통.농수산.내무장관, 두 번의 서울시장, 두 번의 국무총리 등 내로라하는 요직을 섭렵했다.

아마도 하려함 자체인 그의 경력에서 ‘행정의 달인’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 같다.

물론 무사안일의 결과물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최근 그는 공직사회에 또 다른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행정은 낚시와 같다”며 ‘낚시론’을 펼쳐 그 반향이 크다 한다.

“행정은 낚시처럼 타이밍이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행정목표라도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 적기(適期)를 포착하기 위해 미리 ‘워치(watch.경계)’하고 있어야 한다. 구체적 성과물을 획득하려면 적절한 ‘텐션(tension.긴장관계)’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주변에선 그가 행정의 달인으로서 경제회복, 각종 개혁방안, 이라크 추가파병 등에 대한 정부의 의사결정 원칙을 강조한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제 아시아개발은행(ADB) 개막식 참석차 제주를 찾고선 “나는 마지막까지 항상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후세 그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나올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행정은 낚시와 같다’는 말은 ‘성공하는’ 인생의 원칙을 강조하는 소리로 들린다.

인간사 모든 것이 결국은 타이밍과 기다림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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