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女風-K리그 강타
월드컵 女風-K리그 강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그라운드도 여인천하(?).”
한국축구의 월드컵 4강 신화에 열광했던 여성팬들의 함성이 프로축구 K-리그를 강타했다.
월드컵을 계기로 한동안 종적을 감췄던 오빠부대가 돌아왔고 응원 강도면에서 서포터 못지 않은 아줌마부대가 경기장 행렬에 가세하면서 녹색그라운드는 가히 ‘여인천하’라 부를 정도가 되고 있다.
지난 7일 성남, 광양, 부산, 전주 등 4곳에서 일제히 열린 2002 삼성 파브 K-리그 개막전에는 총 12만3000여 명이 경기장을 찾아 이 부문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 중 여성이 차지한 몫은 비록 비공식 집계이고 경기장별로 차이가 있지만 전체의 40%를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성이 그라운드를 지배한 이날 양상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직후인 4년 전과 사뭇 비슷하다.
당시 대표팀은 조별 리그에서 네덜란드에 0대5로 참패하는 등 1무2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안고 귀국했지만 팬들이 운동장 트랙에 밀고 들어올 정도로 경기장은 인산인해를 이뤘고 그해 프로축구는 관중 200만시대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다만 그때는 10대 여학생이 여성의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는 점과 이들의 관심이 이동국(포항), 고종수(수원), 안정환(부산) 등 이른바 신세대 스타 3인방에게만 쏠렸다는 한계를 지녔다.
따라서 당시 열기는 순수 축구와는 거리가 있었고 이는 시간이 흐르면서 거품이 빠지자 그라운드를 되레 썰렁하게 하는 역효과만 냈다.
이런 점에서 4년만에 다시 불어닥친 여풍은 과거와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여성팬들의 이상형이 ‘꽃미남’에서 김남일(전남), 송종국(부산), 이영표(안양) 같은 외모보다 실력과 투지를 겸비한 ‘파이터’로 바뀌었고 결혼 여부도 따지지 않는다는 점도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다.
축구에서 분출구를 찾은 여성팬들이 그라운드로 몰려듦에 따라 각 팀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들을 붙잡기 위해 마케팅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고 선수 인기 관리에도 더욱 신경을 쓸 계획이다.
전북 이용훈 단장은 “여성팬들의 축구열기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이들을 경기장으로 계속 흡인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밝히고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선수들 자신이 한국 축구 발전에 기여한다는 자세로 끊임없는 변신을 꾀하면서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축구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