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몇 주일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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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재.보선은 단기적으로는 제주경제를 더욱 꼬이게 했다.

선거 기간 소비심리를 크게 위축시켜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를 바닥으로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이번 재.보선을 통해 제주사회가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사실 여러 곳에서 그 희망이 엿보였다.

우선 선거과정에서 얻은 소득은 많았다.

한 예로 이번 선거가 중앙당의 대리전 양상으로 번진 측면은 부정적이나, 여야 핵심 지도부가 제주의 문제점을 공유한 점은 제주로선 소득이다.

공무원의 선거 중립도 소득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제주사회를 견인하는 성장엔진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도 이번 재.보선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제주사회가 안고 있는, 시급히 해법을 찾아야 할 여러 문제점이 분명하게 드러났다는 점이다. 또 그 문제점을 도민사회가 함께 인식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선거 기간 도출된 현안은 너무나 많았다.

이번 선거 최대이슈였던 ‘경제회생’에 관한 것만 보더라도 다양한 처방책의 하나하나가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살피면 감귤산업 진흥을 위해선 생산량 조정과 유통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사실엔 이미 도민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이를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가에 대해선 숙제로 남겨졌다.

이밖에도 관광산업 활성화, 1차산업과 정보기술(IT), 생물기술(BT) 등 미래산업 집중 육성, 국제자유도시사업 추진에서부터 특별자치도와 행정계층구조 개편 문제, 지역항공사 설립 문제 등 어느 하나 소홀함이 있어선 안 될 핵심사업이 산적해 있다.

지난 7일 취임한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이처럼 당선 축배를 들 여유조차 없는, 어려운 환경에 둘러싸여 있다.

제주의 오늘과 내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일들이 그의 앞길에 널려 있는 셈이다.

김 지사의 치밀한 전략 수립과 강력한 추진력이 요구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우선 전략 수립은 외부환경에 대한 정확한 진단에서 출발해야 한다.

제주도청과 제주도를 둘러싼 외부환경에 대한 정보, 국내 시장과 세계 시장의 움직임 등을 살펴 전략을 짜고, 핵심 현안사업의 우선 순위를 결정해야 한다.

특히 사업의 우선 순위는 철저하게 ‘고객이면서 주인’인 도민의 입장에서 결정돼야 한다. 이번 선거 기간에 내세운 공약을 무조건 우선시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사실 ‘일’은 조직 구성원이 한다.

제주도 공직사회의 경쟁력 제고가 시급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정밀한 조직 진단을 통해 ‘일 중심의 조직관리’가 필수다.

피터 드러커는 “조직의 구조는 그 조직의 과업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력한 추진력’도 중요하다.

이와 관련, 김 지사로선 처음 몇 주일이 나머지 임기보다 더 중요할지 모른다. 도지사로서 능력을 도민과 공직사회에 입증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전문가 그룹과 공직사회의 의견을 종합해 일의 우선 순위를 결정하면, 김태환 도정은 확고한 추진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렇지 못할 경우, 도민과 공직사회가 불신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6.5 재.보선은 제주사회와 김태환 도정에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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