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학자 최창조씨의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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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학자인 최창조 전 서울대 교수는 누가 뭐래도 한국 자생풍수의 대가다.

그의 자생풍수는 땅을 어머니로 보는 데서 출발한다. 어머니의 병든 곳을 찾아 침을 놓고 뜸을 뜨는 사랑의 마음이 담긴 전통 지리사상이라는 것이다. 해서 우리에게 ‘나쁜 땅’이라는 게 있을 수 없고, 사람에 따라 ‘맞지 않는 땅’이 있을 뿐이라 한다.

그는 땅만을 보고 명당과 좋은 집터만을 찾는 행태를 단호히 거부하기로도 유명하다.

최근 그는 인간과 자연이 어울려 사는 친환경적인 땅의 활용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인천 신공항 등 대형공사에 풍수학적 자문을 하기도 했다.

▲마침 지난 19일 제주시가 마련한 시민자치대학에서 그의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땅에 대한 사랑만큼이나 땅에 대한 표현 역시 진솔했다.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 자리에 대한 평가는 거침이 없었다.

한마디로 독불장군형이라 했다. 안에 들어앉으면 눈앞에 장애물이 안 보여 사람을 오만하게 만들고 독선에 빠지게 하는 땅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청와대를 옮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전두환 전 대통령 때 지어진 일해재단이 이전 장소로 적합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또한 그는 국민투표 실시 여부로 논란이 심화되고 있는 수도 이전 문제도 빼놓지 않았다. 이전 후보지역을 낀 물줄기가 턱없이 부족하여 앞으로 물 문제가 가장 심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수로인 한강을 낀 서울만한 수도가 없다며 수도 이전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강의 말미에 묘 자리에 대해 매우 의미있는 제안을 했다.

우선, 돌아가신 분을 화장(火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다만 유골을 납골당에 안치하지 말자는 주장을 폈다.

그렇다면 어디에 안치하자는 말인가 하는 의문은 금방 가셨다.

땅을 파서 유골을 묻되 그 위에는 나무를 심자는 제안이었다.

이 나무는 할아버지 나무, 저 나무는 할머니 나무하며 이름을 붙이자는 것이다.

나무줄기와 가지 그리고 잎사귀 하나하나에 망자의 혼도 담겨 있어 그리울 때마다 나무를 보며 위안을 삼을 수 있다고 했다.

더욱이 유골이 묻히는 땅은 나무 한 그루가 자라는 정도면 족하고, 그 땅의 선택은 가족이나 친족들 간에 협의로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집 뜰도 무방하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제안이 혹독한 비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의 제안은 우리에게 발상의 대전환을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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