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정복한 프랑스의 나폴레옹은 하루 3시간 이상을 자지 않았다. 그는 지휘관들에게 잠을 정복하는 것이 전투의 승리를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생애 마지막 전쟁인 워털루전투에서 영국군에 대패했다. 그 원인 분석에 잠이 있다. 수면부족에서 오는 만성적인 위궤양과 변비, 치질 등의 질환이 지휘를 할 수 없을 만큼 악화된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20세기 최고의 인물로 선정한 세계적 물리학자 아이슈타인은 하루 10시간을 자야했다. 그러지 않으면 아무런 일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 결과 물리학의 한 획을 그은 상대성 이론을 완성했다.
하지만 성공한 CEO들의 대부분은 잠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나라 전·현직 대통령들도 비교적 잠이 없는 편이다. 대표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수면시간은 4시간 안팎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에도 “나는 늘 새벽 4시에 일어나니까 언제든지 보고하라”고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에게 지시했다 한다. 여전히 이 대통령은 ‘새벽형’ 임을 확인해준다.
▲따지고 보면 사람은 하루 24시간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잠자리에서 보낸다. 대개 하루의 3분의 1이 수면이다. 가령 70세까지 사는 동안 약 20년은 잠을 잔다는 계산이 나온다. 결국 잘 자야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얘기다. 수면시간이 길어야한다는 뜻은 아니다.
흔히들 적정수면 시간을 7∼8시간 이라 한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그 이하가 적정수면일수도 있고, 그 이상이 적정수면일 수도 있다는 게 정설이다.
엊그제 수면시간과 관련해 의미 있는 연구결과 2편이 보도됐다. 하나는 수면부족이 고혈압 위험을 1.5배 높인다는 국내 연구결과다. 또 다른 하나는 하루 적정 수면시간인 7시간을 기준할 때 이보다 적게 자도, 많이 자도 심혈관질환 위험성이 증가한다는 해외 연구결과다.
그렇다면 제주지역 고혈압 환자 증가율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원인은 수면부족 탓 일까, 아니면 과다한 탓일까. 찜통 열대야에 잠 못 드니 우리 몸만 죽이는구나. <김범훈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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