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상품 포장 디자인 강화해야
1차 상품 포장 디자인 강화해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제주산 농.수.축산물 등 1차산업 상품들이 다른 지방에선 인기가 높다.

국내 소비자들은 제주산 농.수.축산물의 경우 ‘제주’에서 생산됐다는 그 사실 자체 하나만으로도 다른 지방에서 생산된 상품들과 다르다고 느끼는 데서 비롯된다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소비자들이 이처럼 제주산 농.수.축산물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는 것은 ‘제주=청정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깊이 각인돼 있어서라는 것이다.

이렇듯 소비자들이 농.수.축산물을 구입할 때 다른 지방산보다는 ‘제주산’을 선호하지만 특정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가격면에서 별 차이가 없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청정지역인 제주에서 생산은 됐지만 정작 소비자의 가정으로 들어갈 때의 상품 포장 디자인은 다른 지방산보다 오히려 못한 경우가 많은 것도 주요한 요인이다.

다른 지방에선 1990년대 후반부터 그 지역에서 생산한 농.수.축산물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생산단계에서의 품질 향상과 동시에 포장 디자인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진행시켜 왔다.

감귤과 경쟁관계에 있는 사과, 배, 단감 등 과일의 경우 단순한 2가지 색의 포장 디자인에서 벗어나 총천연색 컬러 포장상자를 제작, 출하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끌어당겼다.

농협은 물론 영농조합법인, 전자상거래를 시도하는 일반 농가에 이르기까지 나름대로의 다양한 디자인 컨셉트를 통해 농산물 포장상자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어잡는 데 노력했다.

제주지역의 경우 지난 4~5년 전부터 일부 농협이 자체적으로 농산물 포장상자 디자인을 제작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비록 뒤늦은 감은 있지만 도내 대부분의 농협을 비롯한 규모화된 일부 영농조합법인이 청정 제주지역에서 생산된 농.수.축산물 포장상자 디자인에 투자에 나서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생산자 단체들이 디자인 부문에 대한 마인드는 순수하게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 기업에 비해 아직은 다소 뒤떨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최근 농협은 소비자들이 소포장 과일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하우스감귤 포장상자를 800g, 1.5㎏, 3㎏으로 새롭게 디자인해 서울 등 대도시 대형 유통매장으로 출하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하우스감귤 소포장화는 이미 제주지역에 최신식 대규모 유통시설을 갖춘 기업이 이미 시도, 국내 유통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다는 이마트 등에 납품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이 업체는 농협이 제작한 정형화된 사각형 포장상자와는 달리 육각형 포장상자에 산뜻한 디자인을 입히고 손잡이와 포장상자 안에 부직포 가방까지 넣는 세밀함을 보이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하기 위한 수단으로 새로운 하우스감귤 포장상자를 개발하고 디자인을 한 게 아니라 소비자들이 손쉽게 들고 다닐 수 있고 포장상자 속에 들어있는 하우스감귤이 유통과정에서 상하지 않게 부직포 가방에 넣는 등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1차산업 상품도 생산만 하면 팔리는 시대는 지났다.

농.수.축산물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친환경농업 도입 등 다양한 방법의 품질 향상 방안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끌어당길 수 있는 신선하면서도 편의성까지 고려한 포장 디자인을 갖출 때 더 많이 팔리고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

지난해 겨울 서울 가락동농산물 공판장을 방문했을 당시 한 경매사는 “포장상자를 고급화할 경우 더 높은 경락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정성껏 가꾼 농산물에 옷을 입히는 것이 포장상자 디자인인데 겉보기가 허술한 상품을 누가 선뜻 구매하겠느냐”는 지적이 귓전을 맴도는 이유이기도 하다.

똑같은 상품일지라도 겉모양을 어떻게 차별되도록 만드느냐에 따라 판매 가격과 매출이 달라진다.

제주지역의 1차산업도 수입 개방 파고 속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디자인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