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형 Blood 와인 한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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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명륜록(明倫錄)’이란 책명이 붙은 이본이 몇 권 있다.

그 중에 인륜(人倫)을 밝히는 책이라 하여 옛 어른들의 도덕과 선행을 기록한 ‘명륜록’(1898년)에는 ‘조문효도(蚤蚊孝道)’라는 게 나온다.

‘조문효도’의 ‘조’는 벼룩이고, ‘문’은 모기란 뜻이다. ‘조문’은 보통 흡혈(吸血)하는 곤충을 총칭하여 부른다. 결국 ‘조문효도’란 피를 빨아먹는 곤충을 통해 어버이에게 효도를 다함을 말한다. 젊은 자식들이 어버이 곁에 발가벗고 누워 모기를 유인하여 자신의 피를 빨게 함으로써 어버이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처럼 한여름철 모기에 물림도 효도의 한 유형이기도 했다.

▲모기는 동서고금을 통하여 여전히 인간사 불청객이다.

물론 그 주된 객은 수컷의 정자를 받아 임신한 암컷 모기다.

암컷의 뱃속에 든 수정란이 밖으로 나오려면 동물성 단백질 영양분이 필수적이다.

때문에 암컷 모기는 사람의 피를 빨려고 무작정 덤벼든다.

그러나 모기에게도 ‘흡혈 여행’은 목숨을 건 모험이다.

‘젊은 엄마가 말하기를 “재수가 좋으면 오늘 저녁엔 포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진 놈 만나면 못 돌아올지도 모른다.”며 야간 사냥을 떠난다. 그날 밤 늦게까지도 젊은 엄마는 돌아오지 않았다’는 식의 우스개도 있다.

▲이제 여름철 ‘모기와의 전쟁’이 다가왔다.

올해도 귓가를 때리는 모깃소리 때문에 여름밤은 ‘적과의 동침’이 되기 십상이다.

푹푹 찌는 여름을 더욱 짜증나게 하는 모기 퇴치는 어쩌면 절박한 현안이다.

그래서인지 첨단으로 무장한 각종 모기 퇴치법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모기약에 밀려 사려졌던 모기장의 화려한 부활이다.

패션과 기능화 바람을 타고 멋지고 편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마침 제주에서도 지자체와 환경단체 등을 중심으로 ‘모기장 사용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살충제 대신 친환경을 도모하고 가족간 정(情 )도 돈독하게 하는 데 효과만점이라는 것이다.

개미왕국의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만화영화 ‘벅스라이프’(1998년) 중 대사 한토막이 생각난다. 술 취한 모기가 곤충 바텐더에게 외친 말로 “O형 블러드(Blood.피) 와인 한잔!”이었다.

마치 웬만한 살충제에도 눈 깜짝 않는 모기의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하지만 이를 무력화시키는 길이 있으니, 누가 뭐래도 ‘모기장’이 적격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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