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농가의 연봉제(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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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면을 통하여 얼마 전에 노지감귤 재배농가의 최저생활 수준을 보장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이러한 가칭, ‘연봉제’의 시행을 위해서는 감귤농가에게 지불해 주어야 할 수백억에서 수천억 상당의 자금이 확보되어야 한다. 이러한 거액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에 대해서 피력하고자 한다. 단적으로 거론하면, 지하수가 재원이다.

감귤 과수원은 나무가 우거진 숲이다. 숲은 오름과 같은 경사면이 많고, 집중호우성 비가 많이 내리는 제주도에서 지하수의 수량 및 수질 확보에 긍정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숲은 빗물의 유속을 감소시켜 지하로 침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더러운 물을 정화시키는 등 지하수의 보호자다. 그와 반면에 지하수에 부정적인 효과를 유발하는 것은 골프장, 광천음료수 및 주류 제조업체, 육상 어류양식장, 대규모 호텔, 농업용수 등등이다. 그렇다면, 양질의 지하수 확보에 부정적인 효과를 유발하는 자가 긍정적인 효과를 제공해 주는 자에게 보상해 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왜냐하면 지하수가 제주도민의 생존에 직결되고, 상품으로서 무한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첫번째, 재원 발굴 근거이다.

둘째 재원으로는 지하수를 단순한 식수로 상품화하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음료 개발을 통하여 창출된 소득원이다. 주지하다시피 수자원은 세월이 흐를수록 전세계적으로 악화일로에 있고, 그와 더불어 양질의 음료수 확보도 동일선상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경고이다. 다행히도 제주에는 비가 많이 내린다. 천혜의 자원이다. 이러한 여건에서 양질의 지하수와 풍부한 수량을 확보할 수만 있다면, 한 방울 한 방울의 지하수는 제주의 영원한 다이아몬드이며, 제주인의 밥줄이다.

제주의 청정환경은 지하수가 영원히 빛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따라서 노지감귤 과수원이 숲으로서 지하수에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최저소득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유기농업 체제로 운영되어야 한다. 감귤원의 유기농업 체제는 양질의 지하수 확보뿐만 아니라 감귤의 생과로서의 상품성 향상과 산업용 원료로서의 이용성 증대에 지대한 기여를 한다. 이것이 지하수가 살고, 감귤 과수원이 사는 길이다. 청정이미지가 감귤을 고급화시키고, 지하수를 세계적인 명품으로 만들 것이다.

제주도내 모처의 감귤가공공장에서 사용하는 지하수의 양이 한 달에 약 1만5000~1만7000t이라고 한다. 이 중 많은 양이 감귤의 세척에 쓰일 것으로 추측된다. 왜냐하면 감귤 과일에 묻어 있는 농약 성분을 깨끗이 씻어내야 할 터이니까. 지하수 1만5000t이 상품화된다고 가정하고, ℓ당 500원씩으로 계산하면 한 달에 소모되는 지하수가 75억원에 상당한다. 왜 감귤이 유기농업 체제를 지향해야 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바란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제주일보 6월 28일 보도 인용), 2003년 말 기준 도내 농가당 부채는 전년에 비해서 35% 늘어난 4396만원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전국 평균 농가부채 2662만원에 비해 1734만원이 많으며, 전국 최고 수준이라 한다. 2004년 5월 현재 기준으로,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취업자 비율이 전국 평균 9%에 비해서 제주도는 25%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농가부채 증가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아이러니다. 타지방에서처럼 포기하고 떠나지, 왜 곰처럼 붙들고 있는가?

농가의 살 길을 마련해 주는 방안은 멀리 있지 않다. 실천 여부는 행정당국의 의지와 도민 의식수준에 달려 있다. 제주의 미래는 결국 제주인 스스로 결정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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