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는 또 하나의 명품 숲이 자리매김 중이다. 5·16도로 해발 600m 자락에 위치한 한라생태숲을 말한다. 지난해 9월 개원했으니 벌써 1주년이다.
그러나 한라생태숲의 어제와 오늘은 훼손되고 방치됐던 황무지를 생명의 숲으로 회복시킨 연구사 등 직원들의 노력이 녹아난다. 면적이 196㏊에 달하는 이곳은 조선시대 당시 사설 목마장인 산마장이었다. 1960년부터는 개인에게 임대돼 목장으로 쓰였다. 하지만 축산업이 중단된 후 오랫동안 방치됐었다.
이후 제주도는 생물종 다양성 감소와 식물의 멸종위기 복원에 나섰다. 지난 1997년 전국 최초로 생태숲 조성계획을 수립한 것은 그런 일환이었다. 2000년 착공 이후 10년 만인 지난해 식물상만 760종이 넘는 등 자연의 다양한 모습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지난 토요일 오후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시간에 지인들과 함께 한라생태숲을 걸었다. 원래는 삼의오름 트레킹을 계획했다. 하지만 비 날씨로 돌아갈까 하다가 자판기 커피 맛이 일품이라는 일행의 추천으로 한라생태숲길을 찾게 된 것이다.
안내소를 거쳐 관리사무소를 지나는 순간, 여직원이 우리들을 불렀다. 다정한 표정으로 사무실 커피도 맛있다며 들어오라는 것이었다. 다른 직원들도 반갑게 의자를 건네기까지 했다. 우리 일행 4명은 사무실 커피 맛에 흠뻑 젖었다. 이 뿐만 아니었다. 직원들은 자체 제작했다며 ‘자연 속 편안한 쉼터-한라생태숲 이야기’ 책자도 나눠주었다. 우리의 고맙다는 인사가 부족할 따름이었다. 당연히 자판기 커피는 잊었다. 이윽고 한라생태숲길을 걸으며 스스로의 눈높이를 생각해 보았다. 숲길은 빨리 걷지 말고 눈높이를 낮출 때 숲의 속살이 보인다고 한다. 직원들의 친절은 한라생태숲을 가꾸는 눈높이에서 나오는 것 같다. 이렇게 한라생태숲 이야기는 계속된다.`
<김범훈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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