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거리, 늘려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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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메밀 재배 역사는 아주 오래다. 메밀로 만든 음식이 본도 대표적인 토속 음식이라는 점만 보아도 메밀 농사의 오랜 역사를 짐작할 수 있다.
빙떡, 메밀묵, 메밀범벅 등 메밀을 재료로 한 토속 음식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가운데서도 빙떡은 제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유일무이한 메밀음식이다.

메밀은 주로 화전민(火田民)이 짓는 농사로 알려져 왔다. 특히 강원도 지방의 메밀농사가 가장 발달했던 것도 다른 지방에 비해 화전 이용이 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내 농가의 메밀 재배 역시 결코 강원도 지방에 뒤지지 않았다.
때론 식량으로 사용되기도 했지만 빙떡과 메밀묵이 명절.제사 때 없어서 안될 음식이 되면서 메밀은 꼭 지어야 하는 농사가 됐다.

제주시는 메밀꽃 거리 조성에 들어갔다.
전국체전 손님맞이에 대비해 거리와 공한지 등에 파종한 코스모스가 태풍 ‘루사’ 피해를 입자 아예 메밀 파종으로 바꾼 것이다.

이미 이달 초 용문로와 택지개발 공한지 등 모두 100여 곳 16만7000㎡에 메밀을 파종했다.
중산간 들녘이 아니면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하얀 메밀꽃을 이제 도심 한복판에서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원래 메밀꽃은 달빛 아래 보는 것이 제격이다. 마치 소금을 뿌려놓은 듯 달빛을 머금고 넘실대는 고아한 자태란 향토성의 극치라 할 만하다.
가을이면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코스모스 꽃길보다 오히려 희소가치가 큰 메밀꽃 길이 백 번 나을 듯 싶다.

하긴 코스모스는 자생력이 좋아 꽃씨를 뿌리기만 하면 저절로 잘 자란다.
메밀꽃도 코스모스처럼 강한 자생력을 보여줄지가 걱정이다. 설사 코스모스에 비해 많은 손길을 요구한다 하더라도 메밀꽃 거리가 주는 운치를 생각하면 평범한 가을꽃 코스모스에 비교할 바가 아니다.

제주시는 메밀꽃 길의 성과를 지켜본 뒤 내년부터 아예 메밀꽃 거리화 하는 방안을 검토해 주기 바란다.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메밀꽃 거리의 인상을 물어보는 설문조사를 함께 실시해도 좋을 것이다.

메밀꽃 길 조성은 관광객들에게 달라진 거리 모습를 보여주면서 메밀 재배의 역사도 되새기게 하고, 메밀 음식의 보급 확대를 통해 메밀 농사를 다시 살리는 기회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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